VOA "개성공단 일부 시설 철거"
앞서 경의선·동해선 가로등 철거도
북한이 개성공단 북측 출입구 쪽 시설을 해체했다. 경의선과 동해선 가로등 등을 잇달아 없애는, 이른바 '남측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말 있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교전국 관계’ 선언에 따른 후속 조치로도 풀이된다.
대북 매체 미국의소리(VOA)는 7일 미국 민간 위성 서비스 ‘플래닛 랩스’가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촬영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개성공단 도로를 덮고 있던 지붕과 부속 건물이 모두 사라진 장면이 보인다”고 밝혔다. 출입구에 있던 파란색 지붕의 직사각형 건물들이 3월부터 건물 철거 등으로 보이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VOA는 현재 이 자리에 120m 길이의 직사각형 물체가 놓여 있다고 분석한 뒤 “북측 주민의 통행을 제한하는 벽 형태의 구조물을 세웠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를 두고는 북한이 노골적으로 '남측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VOA는 최근 개성공단의 남측 출입구 인근 건물이 철거된 정황도 전했다. 정부는 이를 과거 우리 경협 기업이 투자해 설치한 가건물로 본다. 올해 들어 북한이 개성공단으로 통하는 경의선,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동해선 도로의 가로등을 철거한 것도 군 당국에 포착됐는데 이는 우리 정부 돈으로 세운 설치물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 및 육로 사업에는 우리 정부의 ‘현물 차관’이 지원된 터라 사실상 북한에 배상 책임이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남북관계 단절의 의지를 보여주고, 한반도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의도라고 해석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남북 관계 단절과 적대적 두 국가 체제로 가겠다는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했다. 북한의 경제난 가속화와 무관치 않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남측이 마련한 시설물을 재활용하기 위한 행위일 가능성도 높게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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