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 업체가 산단에 스마트팜 건축
보령시 '불법 건축물, 철거하라' 행정명령
업체 "보령 뜨겠다" 압박... '반박 광고' 내
충남 보령시가 산업단지 내 자동차부품 제조업체가 설치한 ‘스마트팜’ 시설이 불법건축물이라며 원상회복과 철거 명령을 내리자 업체 측이 원상회복 취소 소송과 일간지에 의견광고를 내 보령시 압박에 나섰다. 의견광고는 1심 법원의 최종 심리가 임박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소송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29일 보령시에 따르면 관창산업단지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코리아휠㈜은 지난 16일 자 일간지에 ‘기업 내쫓는 보령시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의견광고를 냈다. 보령시가 경직된 행정조치를 고수하면서 지역 기업을 매몰차게 대한다는 내용이다. “(불법 건축물을) 양성화라는 합리적인 대안이 있는데도 법적 잣대만 고집하고 과도한 행정처분과 형사고발 조치는 유감"이라고 밝힌 코리아휠은 "다른 곳으로 본사를 이전하겠다”는 강수를 뒀다. 또 보령시로 오려는 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보령시는 코리아휠이 2019년 건축허가를 받지 않은 채 토마토 등 농작물을 ‘재배’하는 시설 6동과 부속시설을 무단 건축한 사실을 확인하고, 2021년 12월 법률 위반사항 시정명령(원상회복) 사전 통지서를 보냈다. 보령시 관계자는 “건축허가를 받지 않는 ‘불법 건축물’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데 따른 조치였다”며 “원상회복이 이뤄지지 않자 2022년 3월 23일과 29일에 각각 법률 위반사항 원상회복 명령 및 법률 위반자로 회사와 회사 대표 C씨를 고발했다”고 밝혔다.
보령시의 입장은 단호하다. 관창산업단지는 스마트팜 시설을 할 수 없는 산업단지라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 산업 집적화를 통한 고용 창출, 소득 증대로 충남 중서부 지역 균형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자 이 산업단지를 조성한 만큼 스마트팜(농장)은 산단 조성 목적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코리아휠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 C씨는 “업종 다변화 차원에서 스마트팜 연구시설을 설치한 것”이라며 "법률 자문을 받아보니 산업단지 내 연구시설은 (규정상)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코리아휠은 시의 원상회복 명령이 부당하다며 충남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당했다. 2022년 9월엔 보령시장을 상대로 원상회복 명령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대전지방법원에 제기했다.
관련 업계와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린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인은 “지자체가 기업을 내쫓으려 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한 뒤 “변론을 앞두고 업체가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시민은 “‘보령시장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코리아휠의 스마트팜 시설을 둘러보고 칭찬을 아끼지 않을 때는 언제고, 불법 건축물이라는 민원 신고를 핑계로 뒤늦게 행정명령에 형사고발까지 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