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숙의 없이 찬반 결정... 현장 의견 들어야"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초등학교 1·2학년 '즐거운 생활'에서 체육 교과를 분리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내부에서 "졸속 결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국교위 위원 5명(김석준 이민지 장석웅 전은영 정대화)은 '신체활동(체육) 분리 진행 결정에 대한 비판적 입장문'을 내고 "이번 결정이 위원 4명 결원에 교원 위원은 한 명도 없는 조건에서 찬반 표결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즐거운 생활에서 신체활동을 분리하는 작업을 중단하고 현장 상황 파악과 의견 수렴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국교위는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초등 1·2학년이 음악과 미술, 신체활동을 묶어 배우는 통합교과 '즐거운 생활'에서 체육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국가교육과정 수립·변경을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저학년 신체활동 시간을 현행 80시간에서 144시간으로 대폭 늘리겠다며 체육 교과 분리 추진을 공식화했다. 다만 국교위 결정이 표결로 이뤄지는 과정에서, 위원 17명 중 과반인 9명이 찬성했지만 반대 2명, 기권 2명에 4명은 중간에 자리를 뜨고 표결에 불참하며 합의에 진통을 겪었다.
위원 5명은 국교위가 40년 넘게 유지된 통합교과 체제를 바꾸면서 종전 체제에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떻게 개편해야 하는지에 관한 사전 판단이나 의견 수렴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두 번 회의를 거쳐 표결로 결정한 것은 사회적 합의기구인 국교위 정신에 반하며 스스로 위상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이렇게 결정하면 또 다른 문제를 만들고 갈등을 확산시켜 정부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위원들은 표결 과정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은 "교육과정 문제를 다룰 때는 해당 전문위원회의 사전 검토를 거치게 돼 있고 전문위는 신체활동 분리를 부동의했으나, 국교위 전체회의에선 이에 대해 단 한 번의 토론조차 없었다"고 했다. 이들은 "국교위법에서 전문위를 설치하도록 한 입법 취지에도 위배된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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