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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선착장 공사, 무단 자재 변경 논란… 부실 시공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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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선착장 공사, 무단 자재 변경 논란… 부실 시공 속출

입력
2024.04.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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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취재에 "재시공하겠다"
"바닷바람 탓에 공사 지장"
계획서 없는 콘크리트 넣어
해양 폐기물 무단 투기 논란
"공사 자재 빼돌렸다" 주장도
한국농어촌공사 "사실 무근"
해경 "자료 요청 등 수사 착수"

전남 완도군 소안면 미라리 부상항 전경. 한국농어촌공사 해남완도지사 제공

전남 완도군 소안면 미라리 부상항 전경. 한국농어촌공사 해남완도지사 제공

전남 완도군이 추진 중인 소안면 부상리 선착장 조성사업에 건설 시공사가 남은 건축 자재를 몰래 섞어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부실공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A 시공사는 "자재를 바꿔 넣은 것이 아니라 거친 바닷 바람을 막기 위해 남는 자재를 추가로 넣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일자 공사 감독을 맡은 한국농어촌공사는 해당(폐건축물) 자재들을 모두 수거키로 결정했다.

22일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따르면 완도군 소안면 미라리 부상마을 일원에 21억 2,600만 원을 들여 선착장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완도군이 한국농어촌공사 해남완도지사에 위탁해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노후화된 부상항에 길이 25m 규모의 선착장 겸 방파제 조성공사로, 지역 밀착형 SOC사업인 '어촌 뉴딜 300사업' 이다.

하지만 공사 과정에 시공사 측이 자재를 빼돌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선착장 조성은 기반 시설에 해당하는 대형 콘크리트 블록을 넣고 잡석(雜石)을 쌓은 뒤 그 위에 기반을 다지고, 항로표지 장치 등 각종 부속시설을 만드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이 과정에 대형 콘크리트 블록을 헌 자재로 바꿔치기 했단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적게는 수십 톤에서 많게는 수백 톤에 달하는 콘크리트 블록을 바꿔치기 했고, 타 현장에서 사용돼 폐기처분해야 할 블록이 대신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 시공사와 한국농어촌공사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해당 사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감독했지만, 새 자재를 넣는 것을 분명 확인했다"면서 "상식적으로 전남 소안도에 위치한 미라리까지 배에 실어 건설 자재를 가져와 바꿔치기 했다면 오히려 비용이 더 많이 소요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상리 선착장 공사 현장에서 촬영한 블록. 독자 제공

부상리 선착장 공사 현장에서 촬영한 블록. 독자 제공


다만 선착장 주변에 시방서에 없는 콘크리트 불록 8개를 넣은 점에 대해선 인정했다. 테트라포드 등이 바람과 파도에 쓸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선착장 주변을 콘크리트 블록으로 둘러 보강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애초 작년 5월쯤 착공할 계획이었지만, 거센 바람이 불어 도저히 공사를 진행할 수 없었고, 5개월여 시간을 허비한 끝에 북서풍으로 바뀐 지난해 10월에야 착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거친 바닷바람으로 자재가 날아가는 등 근로자들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발생했고, 시공사 측이 구조물을 제대로 고정하기 위해 자신들이 보유 중이던 콘크리트 블록을 추가로 집어 넣은 것"이라며 "한 번 사용한 자재가 아닌 보유 중인 자재를 넣었기 때문에 해양 폐기물 투기해 해당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석연찮은 점 투성이라고 입을 모은다. 방파제 공사업체 한 관계자는 "수십 년 넘게 선착장 공사를 해왔지만, 시공사가 선의의 의도로 설계도면에도 없는 콘크리트 블록을 넣어 보강했다는 소리는 처음 들어본다"며 "기기 대여에만 하루에 수 백여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이 들어가는데 어느 사업자가 사비를 들여 공사 현장을 보강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계도면 상 없는 콘크리트 블록을 무단으로 넣은 것은 해양 폐기물 투기에도 해당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해당 사업의 시방서에는 관련 자재를 넣을 수 있다는 조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가 없다"던 한국농어촌공사와 시공사 측은 본보 취재와 완도해양경찰서가 해당 사업을 들여다보자 결국 선착장 주변에 넣은 자재를 건져내기로 결정했다. 완도해경은 사업을 발주한 완도군에 해당 사업과 관련된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완도군과 협의를 가진 결과 계획상 없는 자재를 넣은 부분에 대해선 민원 발생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다만 현재는 공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오는 5월 계획 상 없는 모든 자재들을 건져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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