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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수' 연상호 감독은 '사고'를 왜 기다릴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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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수' 연상호 감독은 '사고'를 왜 기다릴까 [인터뷰]

입력
2024.04.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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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수: 더 그레이'로 돌아온 연상호 감독
"난 대중적이지 않은 사람"

연상호 감독이 '기생수: 더 그레이'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연상호 감독이 '기생수: 더 그레이'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연상호 감독은 영화 '부산행'부터 최근 공개된 드라마 '기생수: 더 그레이'까지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갖고 있다. 그는 마이너 장르인 자신의 영화가 사랑받은 것이 '사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고가 반복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연상호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작품은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의 이야기를 그렸다.

연상호 감독의 팬픽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이와아키 히토시의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한다. 연상호 감독은 팬픽을 만든다는 느낌으로 '기생수: 더 그레이'의 작업에 임했다. 그는 "상상했던 세계관을 내 방식대로 그려보고 싶었다. 그게 얼마나 상업적으로 도움이 될 것인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기생생물이 한국에 떨어졌다면?'이라는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다. 원작에서는 기생생물이 주인공의 오른손에 기생했는데,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이러한 설정을 따르지 않았다. 연 감독은 "'기생수: 더 그레이'는 얼굴이 열리는 시각적인 요소에서 핵심적인 공포를 표현한다. 수인과 하이디의 관계가 얼굴에서 변화되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조직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연 감독은 "'작품의 원래 주제가 무엇인가' 했을 때 모든 생물은 공존한다는 게 핵심적 메시지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생이라는 말을 의지하며 살아간다는 것으로 바꿔서 볼 수도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연 감독은 준경(이정현)의 무기도 무력이 아닌 조직이라고 믿는다. "준경이 전투력이 뛰어난 사람이었다면 조직이 부각이 됐을까 싶다. 인간의 진짜 힘은 조직력에 있다. 그래서 기생생물이 인간보다 약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연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그레이 팀의 마크도 여러 개의 고리가 엉켜 있는 형상이다. 그것도 조직의 구성 같은 것들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다시 만난 배우들

연상호 감독이 '기생수: 더 그레이'로 호흡을 맞춘 배우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제공

연상호 감독이 '기생수: 더 그레이'로 호흡을 맞춘 배우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제공

극이 수인과 하이디를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제목에는 기생생물을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이름이 들어간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연 감독은 "같이 대본을 썼던 류용재 작가가 제안해줬다. '팀 이름이 신분을 드러내지 않는, 블랙과 화이트 사이에 있는 그레이가 어떤가' 했다. 또한 수인과 하이디가 (인간과 기생생물 중)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중간 인물이라 그 의미와 맞닿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제목을 통해서도 작품에 대한 제작진의 깊은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극을 이끈 구교환 이정현 권해효는 연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인 영화 '반도'에 출연한 바 있다. 김인권과 연 감독은 '방법: 재차의'로 호흡을 맞췄다. 연 감독은 앞서 함께했던 이들과 다시 손을 잡았다. 이와 관련해 그는 "배우들과 작업을 해보면 조금 더 그에 대해 잘 알게 된다. 그 전 작품이나 오디션 영상으로 보는 건 (파악하는데) 한정적이다. 그런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그러다 보니 캐스팅을 할 때 전혀 (함께) 안 해봤던 배우를 넣는다면 주변에는 같이 해본 배우를 배치하게 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연상호 감독이 품었던 꿈

연 감독은 그간 매력적인 세계관의 작품으로 시선을 모아왔다. 그 결과 연상호와 유니버스를 합친 '연니버스'라는 말까지 탄생했다. 그는 "영화감독을 하며 별명이 생긴다는 건 대단한 거라고 생각한다. (연니버스라는 말이) 영광이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부심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얼마 전 내가 만든 작품들을 봤다. 내가 대중적인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나 같이 대중적이지 않은 사람이 대중 영화를 만든다는 게 기묘한 일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그간 연니버스를 채워왔던 좀비물, 크리처물 등을 'B급 장르'라는 말로 표현했다. 이어 이러한 장르의 작품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일종의 사고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그 사고가 더 많이 반복되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과거 '마이너 장르를 만든다면 전 세계의 마이너 한 관객들을 모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단다. 연 감독의 목표는 이미 이뤄진 듯하다. OTT 순위 집계 플랫폼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그의 새 작품 또한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으로 대한민국 브라질 멕시코 태국 아랍에미리트연합국 싱가포르 태국 카타르 등의 1위를 차지했다.

한편 '기생수: 더 그레이'는 지난 5일 공개됐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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