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점 대비 자동차 -8%, 은행 -12%
"총선 후 밸류업 동력 잃을 우려 반영"
"5월 구체안 마련까지 향방 주시해야"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밸류업) 수혜주로 분류됐던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들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올 초 밸류업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급등하다가 한 달 새 급락한 것인데, 총선 이후 주가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 자동차 지수는 2,096.51로 마감했다. 올해 고점(2,277.53, 3월 14일) 대비 8.0% 하락한 수치로, 주요 구성 종목인 현대차(-1.9%), 기아(-0.5%) 모두 약세를 보였다. 지수의 전날 기준 PBR은 0.69로 1에 미치지 못한다. 기업 자산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밸류업 발표 이후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기대한 외국인 투자금이 유입되면서 KRX 자동차 지수 PBR은 0.751까지 상승했으나, 지난달 중순 이후 급격한 내림세를 보였다. PBR은 주가 상승과 비례한다.
또다른 대표 저PBR 종목 금융주도 고전 중이다. 이날 KRX 은행, KRX 증권, KRX 보험 지수는 각각 올해 고점 대비 11.6%, 8.2%, 9.0%씩 빠졌다. 이들의 평균 PBR도 3월 고점 당시 0.5에서 전날 0.45로 연말(0.4) 수준으로 되돌림하고 있다.
저PBR주 동반 약세를 놓고 '총선 이후 밸류업 추진력 약화 우려가 선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주주친화적 경영', '자본 생산성 제고'를 골자로 하는 밸류업 성공 열쇠는 기업의 적극 참여다. 가장 유력한 유인책으로 세제혜택이 거론되는데 이는 여야 합의가 필수다. 총선 결과 여소야대가 지속될 경우 밸류업에 불리하다고 여겨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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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은 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정치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200석 이상 차지할 경우 밸류업 시행·추진력에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150석 이상을 차지할 경우 밸류업 기대가 다시 한번 커지면서 저PBR주의 분위기 반전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이 출렁일 수는 있겠지만 일시적일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반주주 보호 강화 등은 여야가 대체로 인식을 공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총선 결과에 따라 주가 조정이 출현하더라도 숨고르기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5월까지 밸류업 구체안을 마련하겠다'고 정부가 시간표를 앞당긴 만큼, 총선에 관계없이 당분간 저PBR주 향방은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전날 PBR주는 그간의 급락에 대한 반발 매수세, 자동차주 1분기 실적 기대감, 금융주에 호재로 인식되는 시장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반등하기도 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법 개정이 필요한 정책이 아니더라도 5월부터 정책 모멘텀은 연이어 이어질 예정인 만큼 저PBR에 대한 지속적 관심은 유효하다"고 밝혔다.
- 1 PBR은 0.75
- 이전 주가순자산비율(PBR)은 8일자 PBR을 이용해 주당순자산가치(BPS)를 역산해 구했다. PBR은 '주가/BP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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