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패션 원조'보다 작년 순이익 많아
기업가치 900억 달러 목표 IPO도 추진
3달러 티셔츠, 10달러 원피스 등 초저가 의류를 판매하는 중국계 쇼핑몰 쉬인(Shein)이 지난해 전년 대비 3배 가까운 순이익을 남긴 것으로 집계됐다. 미중 갈등 격화 속에 저작권 침해와 신장 위구르산 원단 사용 의혹으로 논란을 빚는 와중에도 미국 Z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결과다. 쉬인은 연내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데, 성사 시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쉬인은 매출 약 450억 달러(약 60조7,050억 원), 순이익은 20억 달러(약 2조6,980억 원)를 기록했다. 2022년 순이익은 약 7억 달러였는데 3배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지난해 순이익은 특히 스웨덴 H&M 그룹의 순이익(8억2,000만 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단독 매장을 한 개도 두고 있지 않은 업체가 온라인 판매만으로 '패스트패션의 원조'를 넘어선 것이다.
쉬인은 2008년 중국 난징에서 설립된 업체다. 2022년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겼다. 2017년 미국 시장에 진출해 조금씩 존재감을 키워 가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급성장했다. 지난해 5월 투자 유치 당시 660억 달러(약 89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당국 승인 요원' 미국 대신 영국 상장 검토
쉬인은 기업가치 최대 900억 달러(약 121조 원)를 목표로 지난해 말 비공개로 미국 증시에 IPO를 신청해 관계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쉬인은 서류상 중국 회사가 아니지만 100만 명 이상의 중국 이용자 데이터를 가진 기업이 외국 증시에 상장하는 경우 중국 규제 당국의 검토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중국의 승인까지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앞으로 몇 주 안에 IPO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문제는 미국이다. FT에 따르면 쉬인은 지난해 9개월 동안 미국 내 로비 활동에 200만 달러(약 27억 원)를 지출했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었고, 오히려 의회의 타깃이 되고 있다. 중국과의 연결고리 때문이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서한을 보내 쉬인의 지배구조, 중국 정부 및 중국 공산당과의 관계에 대해 공개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의회가 중국 쇼트폼 플랫폼 틱톡을 미국 내에서 퇴출시키는 법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미뤄 SEC의 IPO 승인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있다. 쉬인 역시 미국 상장이 불발될 것에 대비해 영국 런던 증시 상장을 대안으로 검토 중이라고 한다. 미국과 달리 최근 수년 동안 대형 IPO가 없었던 영국은 쉬인 상장을 반기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쉬인이 런던 증시에 상장할 경우 영국 역사상 최대 규모 IPO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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