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래 증가세 처음 꺾여
고금리에 갚았지만 연체율 늘어
2020년 금리 연 2.52%에 시중은행에서 1억7,000만 원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직장인 이모(34)씨는 2022년 만기 연장 때 금리가 연 5.23%까지 오른 걸 확인하고 기겁했다. 월 30만 원대였던 이자 부담이 70만 원대로 훌쩍 올랐다. 이씨는 "견디다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투자하던 돈을 긁어모으고 부모님 도움도 받아 갚았다"고 말했다.
고금리 여파로 2022년 기준 한국 직장인의 평균 대출액이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오른 금리로 이자액이 커지면서 연체율은 상승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2년 일자리행정통계 임금근로자 부채'에 따르면, 2022년 12월 말 기준 임금근로자는 평균 5,115만 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5,202만 원) 대비 1.7%(87만 원) 줄어든 수치다.
2017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임금근로자 평균 대출액은 2018, 2019년 5% 수준 상승률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황이 닥친 데다, 저금리 시기이기도 했던 2020년, 2021년엔 평균 대출액이 각 10.3%, 7% 늘었는데 이번에 처음 증가 흐름이 꺾였다.
금리 상승에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자 빚을 갚은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초 1.25% 수준이던 기준금리는 1년간 6차례 올라 같은 해 말 3.25%에 달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로 신규 대출이 어려워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부채는 줄었지만 연체율은 4년 만에 상승했다. 2022년 0.43%로 전년 대비 0.02%포인트 올랐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변동금리 대출자를 중심으로 이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소득 구간이 높을수록 평균 대출액이 많아지고, 연체율은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7,823만 원), 비영리기업(5,020만 원), 중소기업(4,207만 원) 순으로 대출액이 컸다. 산업에 따라선 금융·보험 종사자 대출액(1억62만 원)이 가장 많았고, 숙박·음식 분야(2,074만 원)가 가장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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