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리 마라톤' 첫 여성 완주자 탄생
1989년 코스 확정 이후 완주자 20명
3년 도전 끝에 99초 남기고 완주 성공
"도전하고 싶지만 용기 없는 여성 위해"
60시간 내 100마일(약 160㎞)을 달리는 세계에서 가장 힘든 울트라마라톤(42.195㎞ 이상 달리는 마라톤) 중 하나인 ‘바클리 마라톤’에서 첫 여성 완주자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의 수의사이자 두 아이 엄마인 재스민 패리스(40)가 미국 테네시주 프로즌헤드 주립공원에서 열린 바클리 마라톤 대회 160㎞ 코스에서 제한 시간 99초를 남기고 완주에 성공했다. 20~22일 열린 올해 대회에서 완주자는 패리스 등 총 5명이다. 이 중 여성은 패리스가 유일하다.
바클리 마라톤은 세계적으로 가장 힘든 마라톤 중 하나로 꼽힌다. 60시간 안에 20마일(약 32㎞) 코스를 다섯 바퀴 돌아야 한다. 대회가 개최되는 프로즌헤드 주립공원은 산길이 험하기로 유명하다. 거친 숲길을 빠른 시간 내 주파해야 하지만, 표지도 없고, 나침반 등 길 안내를 도와주는 장비도 쓸 수 없다. 오로지 기억에만 의존해 완주해야 한다. 험난한 코스와 조건 때문에 현재 코스가 생긴 1989년 이후 완주자는 20명에 불과하다.
바클리 마라톤은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을 암살한 제임스 얼 레이가 1977년 탈옥 후 체포되는 과정에서 “경찰 수색을 피해 이틀 동안 8마일(약 13㎞)을 이동했다”고 밝힌 데서 유래됐다. 이를 들은 육상선수 게리 캔트렐이 “나는 100마일도 갈 수 있다”고 받아쳤다. 1986년 캔트렐의 달리기 동반자 배리 바클리의 이름을 따 대회가 시작됐다. 매해 35명의 지원자를 선발하고, 대회에 참가하고 싶은 이유를 써서 심사에 통과해야 참가할 수 있다. 참가비는 1.6달러(약 2,200원)이다.
패리스는 2022년과 지난해에도 바클리 마라톤에 참가했지만 완주에는 실패했다. 3년 도전 끝에 여성 최초 완주자 타이틀을 딴 패리스는 뉴욕타임스(NYT) 등과의 인터뷰에서 "시도하기 전에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을 바클리에서 배웠다"며 "도전하고 싶지만 용기가 부족한 세계 모든 여성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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