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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의 고장 영덕, 수산 가공식품 메카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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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의 고장 영덕, 수산 가공식품 메카로 비상

입력
2024.04.0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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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특화단지 성공 분양
여세 몰아 2단지 조성 박차
입지 우수·수산물 처리 최적
청년 어업인 주거단지 예정
경북도 최첨단 시설로 지원
산업 활성화?인구증가 기대

영덕 수산물 가공 단지 위치도. 그래픽=이지원 기자

영덕 수산물 가공 단지 위치도. 그래픽=이지원 기자

대게의 고장 경북 영덕군이 수산물 가공산업 메카로 비상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영덕군 강구면 금호리 14만7,972㎡ 부지에 조성한 수산물특화 산업단지인 ‘로하스(LOHAS, 지속가능발전) 특화농공단지’에 관련 업체가 몰리고 있다. 3일 현재 17개 업체가 입주해 게간장과 젓갈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영덕군은 분양이 끝난 이후에도 입주를 희망하는 업체의 문의가 이어지자, 로하스 농공단지 바로 옆에 제2단지를 추진 중이다. 경북도까지 지원 사격에 나서, 단지 인근에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갖춘 스마트 수산가공시설을 짓는다.

영덕군은 로하스 2단지에 이어 경북도 스마트 시설까지 들어서면 더 많은 업체가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강구항을 수산업은 물론 창업과 관광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로하스 2단지 내 시제품을 생산하는 장비와 홍보 및 판매공간을 갖춘 수산복합시설을 짓고 단지 바로 옆에는 청년 어업인들이 지역 사회 정착할 수 있는 주거단지를 마련해 원룸 형태로 지어 제공한다.

경북 영덕군 로하스 특화농공단지 입구에 설치돼 있는 입주업체 배치도. 영덕=김정혜 기자

경북 영덕군 로하스 특화농공단지 입구에 설치돼 있는 입주업체 배치도. 영덕=김정혜 기자


수산가공 특화 2단지 2026년까지 조성

로하스2단지는 영덕군 강구면 금호리 1285번지 일대 면적 10만8,732㎡부지에 조성된다. 영덕군은1단지 경험을 살려 단지 설계와 운영 방식 등을 전문기관에 의뢰한 상태다. 용역 결과가 나오고 내년 7월쯤에는 첫 삽을 떠 2026년까지 단지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조성한 1단지는 지방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22필지에 총 19개가 업체가 입주하면서 100% 분양을 달성했다. 비결은 영덕군에서도 대게 강구항에 자리잡은 지리적 이점 덕분이다. 강구항은 영덕군에서 가장 큰 항구로, 연근해 어업은 물론이고 일찍부터 원양어업도 활발해 수산가공업체가 즐비했다. 여기에 2016년 서울과 경북 안동시를 잇는 중앙고속도로와 영덕군 강구면을 연결하는 서산~영덕간 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입지여건이 더 좋아졌다.

영덕 강구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영덕 강구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다른 농공단지와 달리 수산물 처리에 최적화된 공동 폐수처리장도 ‘완판(완전판매)’에 한 몫 했다. 수산물은 손질이나 세척 후 버리는 물에 염분이 많아 하수가 아닌 폐수에 속하는 탓에 관련 업체에 적잖은 부담이 된다. 로하스1단지는 하루 800㎥의 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공공시설을 지었다. 이 덕분에 입주업체들은 별도 처리시설을 두지 않아도 돼 큰 비용 부담을 덜었다.

백영복 영덕군 해양수산과장은 “현재 농공단지 개발과 실시설계 용역이 추진 중이고 내년 초에는 주민설명회와 관계기관 협의를 갖는다”며 “1단지에 이어 2단지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해양 및 수산식품 산업의 핵심거점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첨단 스마트 장비로 기업 부담 '뚝'

영덕군이 수산물 가공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는데 경북도가 지원 사격에 나선다.

경북도는 해양수산부 주관 ‘스마트 수산가공 종합단지 조성’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고, 영덕군 로하스 단지를 대상지로 택했다. 스마트 수산가공 종합단지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 혁명기술을 수산물 가공부문에 적용해 스마트 관련 기반시설과 기술개발(R&D), 창업 및 비즈니스 지원센터 등을 한 곳에 모은 일종의 산업단지다. 도는 2026년까지 4년간 총 사업비 394억 원(국비 266억 원, 도비 128억 원)을 투입해, 로하스 농공단지 내 1만3,530㎡에 2개동 4개 시설을 갖춘 연면적 1만1,295㎡의 건물을 짓는다.

경북도가 영덕군 강구면 금호리에 짓는 스마트수산가공종합단지 조감도.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영덕군 강구면 금호리에 짓는 스마트수산가공종합단지 조감도. 경북도 제공

스마트 수산 가공종합단지는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적용된 공유기반 수산물 1차가공 시설과 냉장∙냉동 자동물류시스템, 디자인통합지원센터가 들어선다. 1차가공 시설은 동해안 특산물인 대게, 오징어, 가자미에 최적화된 처리시설을 갖춘다. 냉장∙냉동시스템 역시 자동화 시설로 보관 관리의 효율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인력 투입이 거의 없어 안전 확보와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여기에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수산가공식품 업체뿐만 아니라, 양식업자, 어업인, 지자체 및 기업지원기관과 정보를 공유해 예측 가능한 수산가공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성준 해양수산과장은 “맞춤형 가공식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연구개발 공간도 마련된다”며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올해 토지를 매입해 설계에 들어갈 수 있도록 영덕군과 한 팀이 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수출 전진기지로 키워 지방소멸 극복

경북도와 영덕군은 강구항 일대를 국내 최대 수산물 가공단지로 변신시켜 일자리와 인구를 늘려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로하스 1단지 조성 이후 영덕군 전체 수산물 가공업체와 종사자 수가 대폭 늘었다. 2016년 26개였던 가공업체 수는 2021년 61개로 5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종사자 수는 491명에서 784명으로 약 60% 증가했다. 이 기간 인구 수가 3만9,052명에서 3만5,314명으로 3,738명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로하스 단지는 소멸위기에 처한 영덕군에 한줄기 빛인 셈이다.

영덕군은 경북도의 지원에 힘입어 2단지를 조성하고 동시에 청년 어업인 등 수산가공 분야 예비 창업자들이 머무를 수 있는 주거단지를 마련한다. 마침 해수부 ‘어촌 신활력 증진’ 공모사업에 선정돼 강구항 전체를 해양 수산산업 중심지와 관광, 창업이 어우러진 융합거점 지역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군은 로하스 2단지 내 부지 면적 9,892㎡에 사업비 약 42억 원을 들여 2025년까지 실내 면적 약 27㎡의 원룸 형태로 총 20가구의 청년층 예비창업자 거주공간인 ‘U&I 주거플랫폼’을 짓는다. 또 1차 가공시설을 갖춘 경북도 스마트 수산가공 종합단지와 별도로 약 136억 원을 투입해 지상 3층 건물로 2차 가공 장비와 수산 가공식품 홍보 및 판매, 시제품 생산이 가능한 ‘U&I 수산복합 플랫폼’을 마련한다.

경북 영덕군이 수산 가공식품 분야 청년 창업가를 위해 영덕군 강구면 금호리에 짓는 '영덕U&I주거플랫폼' 조감도. 영덕군 제공

경북 영덕군이 수산 가공식품 분야 청년 창업가를 위해 영덕군 강구면 금호리에 짓는 '영덕U&I주거플랫폼' 조감도. 영덕군 제공

김광열 영덕군수는 “국내 최대 수산물 가공단지로 변신시켜 나가겠다”며 “창업과 수출 전진기지로 키워 청년들이 몰리고 인구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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