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불법 이민자 체포법, 가혹하고 비인간적"
미 법원 결정도 혼란... 대법 인정 몇 시간 만에 시행 보류
미국 텍사스주(州)가 직권으로 불법 입국자를 추방할 수 있게 한 이민법을 두고 국경을 맞댄 멕시코가 강하게 항의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 텍사스주 이민법 'SB4'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우리는 텍사스에서 추방되는 이민자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SB4를 두고 "가혹하고 비인간적이며 불공정하다"면서 "국제법 위반은 물론, 교회에서 성경 말씀을 읽는 미 당국자들이 (성경의) 이웃을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망각한 듯한 불의한 규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외교부를 통해 (미국 측에) 공식적으로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B4는 불법 월경을 주(州) 형법상 범죄로 규정한다. 이에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온 이민자를 텍사스주 사법당국이 체포·구금하거나 추방할 수 있도록 했다. 전날 미 연방대법원은 항소법원에서 심리 중인 이 법의 집행정지 명령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 법의 시행을 막아달라고 긴급 요청했지만, 연방 법원이 이를 거부하며 텍사스주 자체 형법만으로 불법 이민자에 대한 체포·구금·추방의 길을 열어준 것이다. 하지만 이 결정이 나온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미 연방 항소법원은 재차 법 시행 효력을 일시 보류한다는 결정을 내리는 등 국경 문제를 놓고 사법부에서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올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불법 이민자 문제는 대선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앞서 멕시코 정부는 이민 정책에 대한 미 공화당의 처벌 중심 강경책을 강하게 비판해 온 반면, 바이든 정부와는 비교적 협조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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