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연구 결과...하루 22분 절약해 한 달에 하루 더 생기는 꼴
도로건설 절감비용 22조...GTX-A·B·C노선 동시 건설하고도 남는 규모
차량으로 꽉 들어찬 경부고속도로. 시차출근제를 30%만 도입해도 이런 정체의 절반 가까이가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시차출근제가 30%만 도입돼도 서울양평고속도로 13개를 건설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20일 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와 교통카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도권의 최적 시차출근제 적용방안을 제시한 ‘당신의 출근 시간만 바꿔도 교통문제가 해결됩니다!’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에서는 최적의 시차출퇴근 방안으로 직장인의 10%가 1시간 일찍 출근하고, 직장인의 20%가 1시간 늦게 출근하는 시차출퇴근제도 참여율 30%를 제안했다.
수도권에서 시차출근제 30%를 달성하면, 도로용량을 초과하는 도로의 42.1%가 사라져 하루 출퇴근 시간이 평균 9.4분 절감된다. 특히, 경기도 남부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하루 22.4분, 한 달에 8.2시간이 절감돼 하루 근무 시간을 통째로 확보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로혼잡 완화로 차량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도 연간 1,805백 톤이 감소해 약 148억 원의 탄소배출 비용이 절감된다. 온실가스 흡수 측면에서는 연간 30년생 소나무 1,980만 그루를 심는 효과가 확인됐다.
시차출근제 30% 도입의 다양한 효과를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하면 하루 약 27억 원이 절감돼 연간 1조 3,382억 원의 경제효과가 기대된다. 서울양평고속도로(총사업비 1조 7,695억 원)의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 연간 편익이 1,037억 원인 것을 고려하면 해마다 서울양평고속도로급 도로 13개를 건설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이다.
도로 건설비용 절감 금액은 약 22조 8,367억 원으로 GTX A·B·C 3개 노선(약 16조 원)을 동시에 건설하고도 남는 규모이다.
경기연구원은 현재 유연근무제도 이용률이 16%(2022년)인 것에 비춰 시차출퇴근제 확대를 위한 정책 방안으로 ‘시차출퇴근제 의무화 도입 추진’을 제안했다.
공공기관에 우선 도입 후 기업규모에 따라 100명 이상 사업체까지 단계별로 확대하면 참여율 33.5% 달성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강제적인 의무화와 별도로 근로자와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높이기 위해 ‘얼리버드 출근자 대상 대중교통요금 반값 제도’와 ‘시차출퇴근제 도입 기업의 법인세 인하’ 등의 유인 제도를 병행할 것도 제안했다.
경기연구원 박경철 모빌리티연구실장은 “소수 직원들만 유연근무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눈치보기 식으로는 시차출근제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며 “주 5일 제도 도입과 같은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로 ‘9 to 6’ 직장문화 혁파가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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