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위선자 탁 선생', 최고의 연극 호평받는 이유 [HI★리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위선자 탁 선생', 최고의 연극 호평받는 이유 [HI★리뷰]

입력
2024.03.23 08:44
0 0

오는 24일까지 공연되는 '위선자 탁 선생'
몰리에르의 '타르튀프'가 원작

'위선자 탁 선생'은 연기자들의 땀방울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배우들은 사투리 대사는 물론 노래와 랩도 소화한다. 이러한 가운데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뽐내고 관객과의 소통까지 챙긴다.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위선자 탁 선생'은 연기자들의 땀방울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배우들은 사투리 대사는 물론 노래와 랩도 소화한다. 이러한 가운데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뽐내고 관객과의 소통까지 챙긴다.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위선자 탁 선생'은 연기자들의 땀방울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이다. 사투리 대사에 노래와 랩을 소화하는 것은 물론, 완벽한 케미를 뽐내며 관객과의 소통까지 챙긴다. 그 결과 연극 마니아들이 푹 빠져들 수밖에 없는 작품이 탄생했다.

현재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연극 '위선자 탁 선생'은 프랑스 문학의 대표 극작가 몰리에르가 1664년 발표한 희극 '타르튀프'를 원작으로 한다. 등장인물들은 한국식 이름으로 바꿔 각색됐다. 국내 연극에서 자주 볼 수 없는 코메디아 델라르테 장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코메디아 델라르테 장르에서는 대본을 기반으로 하는 배우의 즉흥적인 연기가 돋보인다. 가면을 착용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위선자 탁 선생'은 뮤지컬처럼 시작된다. 얼굴을 하얗게 칠한 배우들은 인형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며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가면 역할을 하는 분장은 극의 희극적 이미지를 한층 돋보이게 만든다. 인물들의 노래가 끝난 뒤에는 오달제 가족과 탁 선생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달제는 남다른 신앙심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오달제의 집에는 그의 영적 안내자인 탁 선생이 함께 산다. 오달제는 탁 선생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믿고 딸까지 그와 결혼시키려 한다. 그러나 사실 탁 선생은 위선자다. 오달제의 가족은 탁 선생의 가면을 벗기기 위해 노력한다.

'위선자 탁 선생', 관객 극찬 받는 이유는

'위선자 탁 선생'은 김수로가 운영하는 연극학교 10주년 기념 공연이다. 연극학교 과정을 이수한 신예 배우들과 선배 배우들이 함께 꾸민다.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위선자 탁 선생'은 김수로가 운영하는 연극학교 10주년 기념 공연이다. 연극학교 과정을 이수한 신예 배우들과 선배 배우들이 함께 꾸민다.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위선자 탁 선생'은 김수로가 운영하는 연극학교 10주년 기념 공연이다. 연극학교 과정을 이수한 신예 배우들과 선배 배우들이 함께 꾸민다. 연극학교는 전국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는 예비 배우들에게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된 문화 나눔 프로젝트다. 연극학교 출신 배우들은 그 명성을 증명하듯 모두 뛰어난 연기력을 자랑한다. 그야말로 '괴물 신예'의 등장이다. 무겁지도, 마냥 가볍지도 않게 극을 풀어내는 솜씨가 눈길을 끈다.

이번 작품에선 김수로와 강성진도 직접 무대에 올라 강력한 존재감을 뽐낸다. 연극 '돌아온다'에서 감동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김곽경희는 넘치는 에너지로 무대를 장악한다. 특히 탁 선생 역할을 소화한 박건형의 코미디 연기가 일품이다. 캐스팅이 신의 한 수라 할 정도로, 그의 무대 위 오랜 내공이 빛난다.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말맛'이다. 등장인물들은 사투리를 사용해 작품에 구수한 매력을 더한다. 유쾌한 대사는 관객들을 웃게 만든다.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스불재(스스로 불러온 재앙) 등의 유행어도 과감하게 대사로 활용됐다. 배우들은 대사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케미스트리를 뽐내며 말맛을 한층 극대화한다. 객석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건 사회에 대한 풍자와 묵직한 메시지 전달까지 함께 하기 때문이다.

'위선자 탁 선생'은 배우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배우는 떼창을 유도하기도,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관객 속에 섞여 들어 객석에 앉아 있는 모습 또한 볼 수 있다. 그 덕에 보는 이들은 무대 한가운데로 들어간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위선자 탁 선생'이 가진 뚜렷한 매력이다.

이러한 공연을 완성시키기 위해 연출진의 고민 또한 컸을 터다. '스카팽' '보이첵' '벚나무동산' 등으로 기존의 연극적 틀을 깨뜨리곤 했던 임도완 연출가는 '위선자 탁 선생'에 연출·각색으로 참여했다. 그는 '타르튀프'가 트렌디하게 재해석된 것과 관련해 본지에 "프랑스의 고전을 그대로 무대에 올린다면 그 시대에 풍자한 것과 (현재의) 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공간을 현재로 설정해 사회를 풍자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극은 어떠한 형태로든 시대성을 입어야 관객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줄임말을 사용했다. 사투리는 서울 말씨와 사투리가 섞여 다이내믹한 리듬감이 형성되도록 하기 위해 활용했다. 한국적으로 각색을 했기 때문에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배우들의 땀방울과 연출진의 고민이 담긴 '위선자 탁 선생'은 유쾌한 말맛, 그리고 묵직한 메시지로 무장한 채 한동안 연극 마니아들과의 소통을 이어간다. 연극 '돌아온다' '갈매기' '포쉬' 등을 프로듀싱한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 대표 겸 프로듀서 김수로의 연극은 이번에도 관객들의 마음에 울림을 안겼다. 그의 다음 작품에도 기대가 모일 수밖에 없다.

'위선자 탁 선생'은 오는 24일까지 공연된다.

정한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