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폭발 모의시험 진행… 핵 타격 위협
GP→수도권→서울→후방 침투→주요 거점
FS 훈련 대응 계산된 점진적 수위 고조
화력 과시 미약 평가 "대러 수출 영향인 듯"
북한이 '자유의 방패(FS·프리덤 실드)' 한미 연합 군사훈련 맞대응 차원에서 다섯 번에 걸쳐 병력 기동 및 재래식 무기 사격 훈련을 연이어 가졌다. 군사분계선 돌파를 상정한 병력 훈련을 시작으로, 서울 등 수도권 점령과 타격 훈련, 후방 침투를 위한 공수부대 훈련을 거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600㎜ 초대형방사포를 발사했다.
19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 서부지구 포병부대 사격훈련을 현지 지도했다. 신문은 이번 훈련이 "600㎜ 방사포병 구분대(대대 이하 부대단위)의 불의적인 기동과 일제사격을 통해 실전 능력을 확증할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600㎜ 초대형방사포는 한미 군 당국이 KN-25로 부르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최대 사거리는 400㎞ 수준이다.
북한은 이번 훈련 기간 처음으로 중대 단위 일제 사격까지 실시했다. 초대형방사포를 '세계 유일의 초강력병기', '핵심중추 타격수단'이라고 치켜세우며 6발의 포탄이 동시에 발사되는 사진도 공개했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목표 상공 설정 고도에서 자동 폭발하는 '공중폭발 모의시험'도 포함됐다. 600㎜ 방사포가 핵탑재 수단임을 간접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통상 핵공격 시 파괴력 극대화를 위해 상공 폭발을 활용하며, 북한은 지난해 3월 '화산-31' 전술핵 탄두를 공개하면서 600㎜ 방사포 탑재를 공언했다. 통일부 관계자가 "북한이 핵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전술핵 사용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훈련을 지도한 김 위원장은 "전쟁이 벌어진다면 재앙적인 후과를 피할 길이 없다는 인식을 굳혀놓을 필요가 있다"며 "적의 수도와 군사력 구조를 붕괴시킬 수 있는 완비된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는 서울이고, '군사력 구조'는 우리 군의 3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와 평택·오산 주한미군 기지 및 청주·사천·중원 공군기지 등을 지칭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들 지역은 모두 600㎜ 방사포 사정거리 내 위치한다.
통일부는 이번 훈련이 FS에 대응한 다섯 번째 훈련이라며, 북한이 치밀한 계산에 의해 훈련의 수위를 높여갔다고 분석했다. 통일부와 우리 군은 감시초소(GP) 점령 및 일반전초(GOP) 돌파를 상정한 것으로 추정되는 병력 기동 훈련(6일), 수도권 타격 임무 부대를 포함한 자주포 및 방사포 포격 훈련(7일), 수도 점령을 암시하는 탱크부대 훈련(13일), 후방 침투를 염두에 둔 항공육전병부대(공수부대) 훈련(15일)을 파악했다.
다만 북한의 이번 FS 대응 도발이 예년에 비해 강도는 약했다는 평가다. 북한은 지난해 상반기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 '화성포-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 단·장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번 훈련 기간 주력 포탄인 152㎜ 포탄 사격을 극히 제한했고, 올해 들어 KN-23·24를 한 차례도 발사하지 않은 것은 (결국) 대러 수출의 영향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전시 비축분까지 러시아에 판매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4월 이후 북한이 도발 수위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3월에 재래식 무기 검열을 실시했다면 4월부터는 탄도미사일 개량, 정찰위성 발사, 잠수함 등 해군력 강화 등 국방과업 달성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 연구위원 역시 "북한이 올해 한반도 위기 극대화를 통해 미국 차기 정권과의 협상분위기 조성이라는 가정하에 미국 대선 전후로 군사적 위기가 정점을 맞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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