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종영한 JTBC '닥터슬럼프'
4%로 출발, 최종회 시청률 6% 기록
배우 박형식의 흥행 파워가 아쉽다. 전작들이 처참한 성적을 거둔 만큼 이번 작품으로 반등을 노렸으나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 17일 JTBC '닥터슬럼프' 최종회가 전파를 탔다. '닥터슬럼프'는 인생 상승 곡선만을 달리다 브레이크 제대로 걸린 여정우(박형식)와 남하늘(박신혜)의 '망한 인생' 심폐 소생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이날 방송에서는 여정우와 남하늘이 결혼을 앞두고 각자 고민에 빠졌다. 남하늘에게 해외 연수 제안이 들어오자 여정우는 걱정 말고 다녀오라고 달랬다. 그러나 해외 연수가 불발됐고 남하늘은 다시 한국에 남게 됐다. 여정우는 빈대영(윤박)의 도움 속 성형외과 개원을 준비하면서 재기를 꿈꿨다. 꽃을 들고 찾아온 남하늘에게 여정우는 눈물을 흘리면서 감격스러운 마음을 보였다. 방송 말미 여정우는 "인생이 다 끝난 것만 같았던 그때 우리는 슬럼프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늪은 우리 생각만큼 깊지 않았다"라고 인생을 돌아봤다.
'닥터슬럼프', 한 치의 오차 없는 클리셰
작품은 각자의 사건으로 의사 가운을 벗게 된 두 청춘이 어떻게 슬럼프를 겪고, 또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다룬다. 힐링 로맨스 코미디를 표방한 '닥터슬럼프'는 잔잔한 매력을 내세웠는데 시청자들의 반응은 미비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 1회 4%로 시작했고 최종회에서 6%의 성적을 안았다. 5회에선 3%까지 하락하면서 큰 성과를 이루진 못했다.
'닥터슬럼프'의 흥행 부진 이유로는 클리셰의 반복이 떠오른다. 다음 전개가 뻔히 보일 만큼 새롭거나 신선하지 못한 인물들의 양상이다. 남하늘과 여정우가 역경을 딛고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단순한 플롯의 문제가 아니다. 시청자들이 두 청춘을 응원하게끔 만들기 위해선 캐릭터의 매력적인 모습이 부각되어야 하지만 두 캐릭터의 다소 답답한 면이 몰입을 방해한다. 아울러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너무 투명하다. 우울증, 번아웃, 슬럼프 등 '마음의 병'들은 한시적인 것이며 스스로의 결심과 주변의 관심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방송 초중반까진 여정우를 위협하는 범인의 존재감으로 스릴러적 재미가 있었으나 오래 가지 못했다. 결국 두 주인공은 교통사고 등까지도 운 좋게 이겨냈고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박신혜와 박형식에게 '닥터슬럼프'는 중요한 기로에서 만난 작품이다. 먼저 박신혜는 출산 후 안방복귀작이다. 3년 만에 돌아온 박신혜는 건재한 연기력을 뽐냈으나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진 못했다. 박형식은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나 이렇다 할 결과물이 없다. 앞서 주연작인 '사운드트랙#1'과 청춘월담'이 특별출연한 '힘쎈여자 강남순'보다 낮은 화제성을 거뒀다. 대표작 '힘쎈여자 도봉순'은 어느덧 7년 전 작품이다. 한때 로맨스코미디에서 빛을 발하는 배우로 여겨졌으나 거듭 부진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이미지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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