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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인도 총리 노리는 모디 ‘강경 본색’… “‘무슬림 배제’ 시민권법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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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인도 총리 노리는 모디 ‘강경 본색’… “‘무슬림 배제’ 시민권법 시행”

입력
2024.03.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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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이상 보류하다 "시행 규칙 제정할 것"
4, 5월 총선 앞두고 '힌두 민족주의' 강화
"자체 개발 탄도미사일 첫 비행" 발표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2일 인도 아메다바드에서 열린 '마하트마 간디' 사바르마티 아슈람(힌두교 성자가 사는 은둔처 또는 공동체) 재개발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아메다바드=AP 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2일 인도 아메다바드에서 열린 '마하트마 간디' 사바르마티 아슈람(힌두교 성자가 사는 은둔처 또는 공동체) 재개발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아메다바드=AP 연합뉴스

인도 정부가 ‘무슬림 배제’ 논란 속에 4년 이상 묵혀 둔 시민권 개정법(CAA)을 마침내 시행하기로 했다. 이르면 다음 달 실시될 총선에서 힌두교도들의 표심을 끌어모으려는 ‘힌두 민족주의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전략이다. 3연임을 노리는 그는 다수의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자체 개발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성공 소식도 직접 발표하는 등 ‘강한 지도자’ 이미지 구축에 부쩍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무슬림만 쏙 뺀 '난민 시민권' 차별

11일(현지시간) AFP통신·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인도 내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난민의 시민권에 대한 법적 장벽을 제거하겠다”며 CAA 시행 규칙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아미트 샤 내무장관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아프가니스탄에서 종교적 박해를 받은 소수자들이 인도에서 시민권을 얻도록 하는 법”이라며 “모디 총리가 해당 국가 출신 힌두교·시크교·불교·자이나교·파시교·기독교 신도들에 대한 우리 헌법 제정자들의 약속을 지켰다”고 설명했다.

외견상 ‘불법 이민자 포용’으로 비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CAA 적용 대상에서 이슬람교인, 곧 무슬림만 쏙 빠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민권을 신청하려면 ‘2014년 12월 31일 이전 인도 도착’을 증명해야 하는데, 빈곤층 대다수는 이를 증명할 수단조차 갖고 있지 않다. “사실상 무슬림을 차별·배제하려는 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CAA는 추진 단계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2019년 12월 상·하원을 통과했으나, 격렬한 항의 시위와 강경 진압으로 100명 이상이 숨진 탓에 그동안 시행이 보류돼 왔다. 인도 전체 인구 14억 명 중 무슬림은 14%인 2억 명에 달한다.


핵탄두 여러 발을 탑재할 수 있는 인도의 자체 개발 탄도미사일 'Agni-V(아그니-5)'가 11일 첫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사진은 2013년 1월 26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시가 행진 모습.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핵탄두 여러 발을 탑재할 수 있는 인도의 자체 개발 탄도미사일 'Agni-V(아그니-5)'가 11일 첫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사진은 2013년 1월 26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시가 행진 모습.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모디 업적 홍보용 '핵 억지력 강화'

이번 결정은 모디 총리의 자신감 표출이자, 총선에서 힌두교인들의 지지세를 확고히 굳히려는 카드로 풀이된다. 인도 정부는 곧 총선 날짜(4, 5월 중)를 확정할 방침인데, 현재로선 모디 총리가 속한 인도국민당(BJP)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다만 새로운 혼란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야당이 “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양극화하려는 정치적 결정”이라며 맹공에 나섰다. AFP는 “인도 무슬림들은 ‘무국적 상태’가 될까 우려한다”고 전했다. CNN도 “(2014년 5월) 모디의 집권 후 인도의 세속적·민주적 건국 정신이 급속히 무너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인도는 핵탄두 여러 발을 탑재할 수 있는 자체 개발 탄도미사일 ‘아그니-5(Agni-V)’의 첫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경쟁국인 중국과 파키스탄에 대한 (인도의) 핵 억지력을 강화하게 됐다”면서 모디 총리가 직접 이 소식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실질적인 군사 강국 도약을 위한 이번 개발이 자신의 업적임을 부각하려 한 셈이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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