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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북한군 개입설' 후보자 "문제없다" 감싼 與, 선거 한 달 앞두고 '극우' 끌어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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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북한군 개입설' 후보자 "문제없다" 감싼 與, 선거 한 달 앞두고 '극우' 끌어안나

입력
2024.03.08 19: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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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변론 도태우 변호사 발언
정영환 "발언의 다양성을 중시" 해명 부적절
중도 공략 절실한 시점에 당 지도부 상황 인식 우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18차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18차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한 달 넘게 자랑한 '시스템 공천'이 5·18민주화운동 평가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앞에서 급속히 빛을 바래고 있다. 탄핵 당시 박 전 대통령을 변론한 전력에도 공천이 확정된 도태우 변호사의 '5·18 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을 '다양한 생각'이라고 감싸면서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타면서 "한동안 손절했던 극우 세력에 다시 공간을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영환 당 공천관리위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구 중남구에 공천이 확정된 도 변호사의 '5·18 북한 개입설'과 관련해 "우리는 발언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당이다. 문제가 없다고 봤다"고 말했다. 공천 재검토 가능성에 대해서도 "후보가 되면 당의 전체 가치를 중시해 나갈 거니까 문제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도 변호사 공천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한 만큼 공천을 번복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장동혁 사무총장도 "그분이 후보자가 되고 나서도 그런 입장을 견지하는지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했던 도 변호사 등의 공천이 논란이 되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굉장히 오래된 얘기"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이 검찰에서 국정농단 수사를 주도했던 사실과 맞물려 "모순적 상황을 피해 가기 위한 답변"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도 변호사의 5·18 북한군 개입설 주장 발언은 한 위원장을 더 궁색한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한 위원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 1월 광주 5·18 민주묘역 참배 이후,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찬성 입장을 밝혔다. 자신의 방침과 배치되는 인사의 공천을 인정한 셈이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이날 "당과 저의 5·18에 대한 생각은 1월 광주 5·18 묘역에서 했던 말 그대로"라고 말했다. '비대위에서 공천 여부를 재검토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대략 그 정도로 말씀드리겠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선거를 불과 한 달여 남겨둔 당 내부에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5·18 민주화 운동과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사실상 국민적 평가가 끝난 부분이다. 일부 극우 세력의 이견은 그간 국민의힘 발목을 잡는 결정적 이유가 됐다. 박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 이후 지금껏 여러 선거에서 탄핵 옹호 세력을 공천에서 배제한 이유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당장 5·18 기념재단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한동훈 위원장은 '5·18 북한 개입설'을 주장한 도 변호사 공천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중도확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상황에 악재가 터졌는데 이를 지켜보는 당 지도부의 상황 인식이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의 한 초선의원은 "민주당에 비해 유리한 지표가 나타나니, 극우 세력을 걸러내지 못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한 위원장의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계승 의견이 진심이라면 도 변호사 공천에도 단호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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