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미국 외과 전문의' 1호
민병철 전 서울아산병원장
국내 외과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민병철 전 서울아산병원장이 8일 오전 8시쯤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한국인 최초로 미국 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해 선진 의술 도입과 후진 양성에 헌신했고, 특히 국내 간담도외과와 소아외과 분야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1929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일제강점기 서울대 전신인 경성대 의대에 입학해 한국전쟁 중이던 1952년에 졸업하고 해군 군의관으로 복무했다. 이후 미국 보스턴 터프츠대학병원에서 외과학 전공의 및 전임강사를 거쳐 1960년 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해 귀국했다.
1961~1977년 서울대 의대 외과 교수로 재직한 후 신영외과병원을 개원했고,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대한소화기병학회 회장, 대한외과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1983년에는 고려대 구로병원의 초대 병원장을 지냈다.
고인은 1990년 서울아산병원에 2대 병원장으로 임명돼 11년간 재임하면서 병원 발전에 기여했다. 서울아산병원은 "고인은 의료계에 팽배했던 병원 중심 풍토에서 벗어나 환자 중심 문화로 나아갈 것을 강조하며 병원 경영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재임 기간 국민훈장 모란장(1995년), 대한민국기업문화상(1995년), 한국능률협회 최고경영자상(1999년) 등을 수상했다. 퇴임 후인 2010년 서울아산병원에 간호·보건·행정직 인재 육성에 써달라며 사재 20억 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2남 3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0일 낮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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