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환승연애' 숙소 처우 문제 또 다시 등장
지난 시즌에는 위생 논란으로 제작진 사과
시청자들 몰입 방해하는 요소로 꼽혀
연애 리얼리티 예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꼽는다면 인물과 서사, 그리고 배경이다. 적지 않은 프로그램들이 고심을 거듭하며 로맨틱한 장소를 찾아낸다. 장소가 주는 무드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 시리즈는 제작비의 높은 비율을 숙소에 투자할 만큼 배경의 중요성을 드러냈다. 한남동에 위치한 주택 대여 비용만 무려 1억 원에 달한다. 이를 두고 이진주 PD는 유튜브를 통해 "장소 섭외가 가장 힘들다. 이미 화려한 연예인들과 달리 비연예인들은 시청자들이 처음 보는 인물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연예인 출연자들을 특별한 장소에 모셔야 했다"라고 이유를 밝힌 바 있다.
'환승연애' 뿐만 아니라 '솔로지옥' '나는 솔로' '돌싱글즈' 등 잘 나가는 연애 예능들은 통상적으로 특정 장소에 출연자들을 합숙시키면서 함께 생활하는 규칙을 고수한다. '솔로지옥'의 경우 무인도 로케이션 촬영으로 진행, 섬이 주는 고립감을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특정 공간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거나 일상을 영위하는 남녀 출연자들의 모습은 설렘을 주기에 안성맞춤이다. 카메라의 존재를 잊고 각자의 감정에 충실하는 이들에게 시청자들은 깊게 몰입하면서 연애 예능의 매력을 만끽한다.
시청자들이 연애 예능을 택하는 요인들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대리만족이다. 현대에 들어서며 연애를 포기한 청년층이 증가하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연애 예능의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결국 연애 예능의 가장 주된 화두는 몰입감을 이끌어내느냐에 달렸다. 이 가운데 최근 또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환승연애3'의 배경이 아쉬움을 남긴다.
'환승연애3'은 방송 초반부터 숙소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화장실이 부족해 여성 출연자가 남성 출연자들의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는데 문고리가 고장이 나서 잠그지 못한 채 씻어야 하는 장면, 급기야 집에서 벌레가 나오는 장면들도 못내 아쉽다. 낭만과 로맨스가 가득해야 하는 비일상적인 장소가 갑자기 일상적인 곳이 되어버린 순간이다. '환승연애'는 지난 시즌에서도 위생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출연자들은 매일 한 곳에 모여 술을 마셨는데 청소를 전혀 하지 않아 거실에 파리가 날라다니는 모습이 포착됐다. 거실 뿐만 아니라 주방에서도 청소가 되지 않는 장면이 문제시 됐다. 이를 두고 당시 연출자였던 이진주 PD는 제작진의 불찰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숙소의 열악한 환경은 내부에서 생활하는 이들의 불편함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여파를 미친다. '환승연애'가 타 연애 예능과 비교했을 때 가장 두드러지는 강점은 공간을 무기로 삼았다는 것이다. 'X룸' '퍼스널룸' 등 다양한 장소가 '환승이별'의 정체성을 가리키는 시그니처가 됐다. 이러한 아이템들이 있음에도 가장 중요한 숙소의 문제는 보는 이들이 이입하지 못하게 되는 걸림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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