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독극물 테러 이후 독일서 인터뷰
지난달 러시아 시베리아 감옥에서 사망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2020년 독극물 테러를 당한 뒤 진행한 인터뷰가 뒤늦게 공개됐다. '푸틴의 정적'으로 불렸던 나발니는 자신이 죽더라도 러시아의 반정부 운동을 이끌 수 있는 또 다른 인물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과 방송사 LCI는 나발니가 2020년 12월 17일 독일 베를린의 한 호텔에서 자크 메르 당시 유럽평의회 의원과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당시 나발니는 모스크바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돼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나발니는 인터뷰에서 "그들이 나를 죽이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 역할을 대신할 준비가 된 다른 사람들이 있다. 모든 권력이 단 한 사람의 손에만 쥐어진 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활동은 "나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내가 대표하고 있는 혹은 내가 대표하려고 하는 사람들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발니는 자신이 체포될 경우 반정부 운동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내가 없으면 더 어려운 상황이 되겠지만, 우리 팀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내가 매년 감옥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나 없이도 어떻게 조직을 운영할지 알고 있다"며 "나 대신 운동을 이끌어갈 사람이 몇 명 있다"고 덧붙였다.
나발니는 "러시아인의 절반 이상은 조국이 다른 일반적인 유럽 국가처럼 되기를 원한다"며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런 종류의 사상과 정치 운동을 탄압하길 원한다"고 비판했다. 리베라시옹은 메르 의원의 말을 빌려 나발니가 "매우 결단력 있는 투사이자 화강암 덩어리처럼 강한 인물"이라고 묘사했다.
인터뷰 이후 약 한달 뒤인 2021년 1월 러시아에 귀국한 나발니는 공항에서 체포돼 수감됐다. 그는 '극단주의 활동' 등 혐의로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돼 있던 중 지난해 16일 옥중에서 숨졌다. 지난해 12월 모스크바에서 시베리아로 이감된 지 약 두 달 만이었다. 갑작스런 사망 이후 나발니의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는 "나발니가 하던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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