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 가르침 삼아 본분에 힘쓰겠다"
2020년 활동 중단 이후 첫 방송 출연
서울의 고급 주택에 거주하는 일상이 공개돼 '풀(full) 소유' 논란에 휩싸였던 혜민스님이 "승려로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참회한다"고 밝히며 방송에 복귀했다. 논란이 불거져 대외적인 활동을 중단한지 약 3년 4개월 만이다.
4일 혜민스님은 BTN불교TV '마음이 쉬어가는 카페 혜민입니다' 프로그램 첫 방송을 통해 방송에 복귀했다. 그는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하며 "승려로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참회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주신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여러분의 조언을 가르침으로 삼아 승려의 본분인 포교와 전법, 보시와 봉사에 더 힘을 쓰겠다. 부족하지만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혜민스님은 '분별이 좋은 일, 안 좋은 일을 만든다'는 주제로 진행한 방송에서 여러 사연을 소개하며 시청자들에게 조언했다. 그는 암에 걸린 불자의 사연을 들어 "오히려 제2의 인생, 좋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인은 혜민스님에게 "암에 걸리기 전엔 앞만 보고 살았는데, 아파보니 다른 사람의 아픔도 느낄 수 있었고 당연시 했던 평범한 일상들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고 한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반대의 결과를 가져온 일도 언급했다. 혜민스님은 한 불자가 아들이 대기업에 취업한 뒤 6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뒀다며 "주변에 이야기를 못 한다더라"고 전했다. 그는 "정말로 원했던 것이 이뤄져서 행복할 것 같은 목표가 달성됐지만, 막상 허탈감이 들고 내 예상과는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깨달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혜민스님은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그 일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며 "부처님은 진리를 깨달으려면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봐야 한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가 상황에 대해 주석을 달면 경험 자체를 온전하게 보지 못하고 분별 상에서 살게 된다"면서 "우리가 분별을 뛰어 넘어 현상을 지긋이 바라보면 어떨까"라고 당부했다.
혜민스님은 2020년 11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산타워가 보이는 서울 삼청동의 자택을 공개했다가 평소 무소유를 강조한 언행과 맞지 않는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비판이 이어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문을 올리고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에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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