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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끓인 뒤 여과하면 미세 플라스틱 90%까지 제거 가능

입력
2024.03.0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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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물을 끓인 후 여과하면 나노·미세 플라스틱(NMPs)을 9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광저우대 의대와 지난대 공동 연구팀은 여러 수돗물 샘플에 다양한 수준의 NMPs를 첨가하고 실험한 결과, 5분간 끓인 후 10분 동안 냉각한 물은 커피 필터와 같은 일반 필터로도 NMPs를 90% 정도 여과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팀은 실험 과정에서 물을 끓일 때 탄산칼슘(CaCO3)이 고체 상태로 변하며 NMPs 입자를 감싸는 캡슐 효과를 관찰했다. 이에 따라 단순한 필터링만으로도 NMPs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다만 플라스틱 입자 제거율은 물의 경도(물속에 칼슘염과 마그네슘염이 함유돼 있는 정도)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경도의 지표가 되는 탄산칼슘 함유량이 물 1L 중 300㎎, 즉 경도가 300㎎/L인 경수에서는 NMPs의 약 90%를 제거할 수 있다. 반면 경도가 60㎎/L 미만인 연수에서의 제거율은 25%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서울시 수돗물 경도는 평균 63㎎/L이므로 연수에 가깝다. 그러나 중국과 동남아 등의 수돗물은 대부분 경수이고, 탄산칼슘 함유량이 높아 마시는 물로 사용하기 어렵다.

마시는 물에 섞인 NMPs는 입자 크기가 매우 작기에 위장관 등을 지나 몸 전체로 운반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우리가 얼마나 NMPs 입자에 노출돼 있는지, 그리고 NMPs가 체내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구체적인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가 사람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는 어렵겠지만 NMPs와 관련한 더 많은 연구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물을 끓이는 것은 유해한 미생물과 바이러스, 기생충을 죽이는 등 NMPs 제거 외에도 여러 건강상 이점을 제공한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환경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Letters)’에 최근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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