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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시위' 후 첫 이란 총선... 투표율 41% 속 '강경파 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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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시위' 후 첫 이란 총선... 투표율 41% 속 '강경파 압승'

입력
2024.03.0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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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내 강경파 비중 늘어… "반서방 가속화"
이슬람혁명 후 최저 투표율→민심 이탈 반영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총선일이었던 지난 1일 수도 테헤란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테헤란=AFP 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총선일이었던 지난 1일 수도 테헤란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테헤란=AFP 연합뉴스

2022년 ‘히잡 시위’ 후 처음으로 실시된 이란 총선에서 강경파가 의석 80%를 차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보다 의회 내 강경파 비중이 더 늘어나게 된 셈인데, 이란의 반(反)서방 노선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다만 이란 내 반정부 정서의 가늠자로 여겨지는 투표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정국 불안정의 불씨는 계속 남아 있게 됐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란 내무부는 지난 1일 치러진 이란 총선 개표 결과 전체 290석 중 245석의 당선자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대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는 이란에서는 최소 득표율 20%를 넘긴 후보가 없을 경우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 결선 투표는 4, 5월로 예정돼 있다.

이번 총선 결과의 최종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강경파의 압승’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AP는 “당선자 245명 중 약 200명(81.6%)이 강경파 후원을 받는 정치인으로 분석됐다”며 “나머지 45명은 중도 및 온건파”라고 전했다. 당초 이란 선거 당국이 개혁 성향 인사들을 온갖 구실로 투표 명부에서 제외했던 터라, 사실상 예견된 결과였다. 특히 2020년 총선에 따라 구성된 의회 내 보수 강경파의 의석 비율 72.4%(290석 중 210석)를 넘어설 가능성도 크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존보다 더 보수적인 입법부가 꾸려짐으로써 이란이 서방과 밀접한 대화를 하게 될 여지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일 동시에 실시된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위원단(88명) 선거에서도 보수파가 우세를 보였다. 이들은 국가 최고지도자를 선출한다.

그러나 이란 민심은 집권 세력으로부터 더 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율이 약 41%(유권자 6,100만 명 중 2,500만 명 투표)에 그친 것이다. 1979년 이슬람혁명으로 공화국이 건국된 이래 사상 최저치다. 2016년 총선 투표율(62%)은 물론,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을 받은 2020년의 42.5%보다도 낮았다.

이란 내 개혁주의 진영은 저조한 투표율과 관련, 2022년 이란 사회를 뒤흔든 ‘히잡 시위’로 폭발한 반정부·반체제 정서를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부정부패와 고물가에 고통받던 이란 국민들은 당시 22세였던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의문사하자 전국에서 반정부 시위에 나섰고, 정부는 가혹한 탄압으로 이를 억눌렀다. 개혁 성향 정치인 아자르 만수리는 로이터통신에 “당국은 현재 정책 기조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일으키기 전에 침묵하는 다수의 의견을 경청하고 통치 방식을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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