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령, 기존 1100~1500세보다 '젊어'
높이도 '정부 공식'보다 낮은 38.8m
나무부피 97.9㎥, 탄소저장량 31.4t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로 알려진 경기 양평군 소재 용문사 은행나무 나이가 1,000세가 조금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가장 진보한 측정기술에 따른 것으로, 기존에 알려진 것(1,100~1,500년)보다는 적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최신 ‘라이다(LiDAR)’ 기술을 통해 용문사 은행나무 생장정보를 확인한 결과 수령이 1,018세로 추정됐다고 4일 밝혔다.
용문사 은행나무는 강원도 원주시 반계리 은행나무 등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은행나무 중의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몸통에 빈 공간이나 썩은 부분이 많아 나이테로는 나이 측정이 힘들어 구전이나 역사 기록을 통해 나이가 1,100~1,500세로 들쭉날쭉 추정됐다. 이에 국립산림과학원은 나무의 높이, 둘레, 부피, 무게, 탄소 저장량 등 나무의 정보를 디지털 정보로 전환하는 최신 라이다 기술을 이용해 용문사 은행나무의 실물과 똑같은 디지털 쌍둥이 나무를 구현해 신체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용문사 은행나무 높이는 38.8m로 측정됐다. 아파트 17층 높이다. 둘레는 11.0m, 최대 가지 폭은 26.4m로 측정됐다. 전체 나무부피는 97.9㎥로 계산됐는데, 이 중 줄기는 44.6㎥, 가지 23.2㎥, 잎 2.9㎥, 뿌리 27.2㎥였다. 잎이 달리는 여름이면 100㎥가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나무 무게는 97.9톤으로 준중형 승용차(아반떼ㆍ1.22톤) 80대 무게와 맞먹었다. 국가문화유산포털에 높이 42m, 수령 약 1,100세로 돼 있는 용문사 은행나무 정보도 정확히 수정될 지 주목된다.
과학원이 측정된 나무정보를 바탕으로 탄소저장량을 계산한 결과, 총 탄소 저장량은 31.4t에 달했다. 연간 이산화탄소흡수량은 113㎏으로, 50년생 신갈나무(10.7kg/y) 11그루가 연간 흡수할 수 있는 양과 같았다. 은행나무는 쥐라기 공룡시대는 물론 고생대부터 지구에 분포해 ‘살아 있는 화석’이라 불린다.
과학원 산림ICT연구센터 강진택 연구관은 “빙하기와 화산폭발에서도 살아남은 은행나무 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관심이 높은 노거수와 천연기념물에 대해서도 라이다 측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산림분야의 정밀 산림경영, 재해재난관리, 2050 탄소중립 달성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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