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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길도 힘든 나발니… 사망 2주 만에 겨우 모스크바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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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길도 힘든 나발니… 사망 2주 만에 겨우 모스크바 영면

입력
2024.03.01 17: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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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모스크바 교회서 장례식 거행
"시신 인계, 장례식장 섭외 등 험난"
교회 경찰 대거 배치... 추모객 우려

지난달 29일 독일 서부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 마련된 러시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임시추모비 앞에 나발니 사진과 장미가 놓여 있다. 프랑크푸르트암마인=AFP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독일 서부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 마련된 러시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임시추모비 앞에 나발니 사진과 장미가 놓여 있다. 프랑크푸르트암마인=AFP 연합뉴스

러시아 야권 지도자이자 '푸틴의 정적'으로 불렸던 알렉세이 나발니의 장례식이 1일 오후(현지시간) 거행된다. 지난달 16일 옥중에서 사망한 지 2주 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맞섰던 탓에 장례식마저 '의문의 방해'를 받다가 한참 뒤늦게 열리는 셈이다.

영국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나발니 장례식은 모스크바 시간으로 1일 오후 2시 모스크바 남동쪽 '우톨리 모야 페찰리'(내 슬픔을 달래소서) 교회에서 치러진다. 나발니 생전 거주지와 멀지 않은 교회다. 이후 나발니는 교회 인근 보리소프로 이동해 영면에 든다. 나발니는 푸틴 정권을 비판하다 '극단주의 활동' 등 혐의로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돼 있던 중 돌연 숨졌다. 지난해 12월 모스크바에서 시베리아로 이감된 지 약 두 달 만이었다.

죽어서도 고초를 겪는 듯, 장례식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나발니 모친 류드밀라 나발나야는 사망 엿새 뒤인 지난달 22일에야 시신을 확인할 수 있었고, '장례식을 비공개로 치르라'는 협박도 받았다. 이틀 후 나발니 시신이 겨우 가족에게 인계됐으나, 장례식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나발니 대변인 키라 야르미시는 장례식 전날 저녁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신원 미상의 개인이 전화로 영구차 제공업체를 위협하는 바람에 차량 섭외를 못 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장례식 전날인 지난달 29일 장례식 장소인 모스크바 남동쪽 교회 '우톨리 모야 페찰리' 앞에 바리케이드가 설치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장례식 전날인 지난달 29일 장례식 장소인 모스크바 남동쪽 교회 '우톨리 모야 페찰리' 앞에 바리케이드가 설치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추모객 안전도 담보할 수 없다. 전날 장례식장 인근에는 경찰이 대거 배치됐다. 푸틴 정권에서 나발니는 '극단주의자'이므로, 그의 장례식 참석자는 '정치 시위' 명분으로 체포될 수 있다. 나발니 아내인 율리아 나발나야도 "경찰이 조문객을 단속할까 봐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러시아 전역에서 나발니 추모객 400명 이상이 체포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때문에 나발니 측은 장례식 참석을 권하면서도 정치적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거나 옷을 착용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로이터는 "장례식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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