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부터 유치원 근무 여성 폭로
유치원 원장 "아이들에게 먹인 적 없어"
경북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에게 곰팡이가 핀 간식을 나눠주고 비위생적으로 음식을 조리했다는 폭로가 나와 학부모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28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 지난해 3월부터 경북 한 유치원에서 조리 업무를 했다는 50대 여성의 폭로가 나왔다. A씨는 조리사 자격증이 있었지만, 해당 유치원에서 조리 대신 설거지에 허드렛일만 했다고 한다. 그는 기존에 일하고 있던 조리사가 참기름을 사용할 때마다 병을 혀로 핥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A씨는 원장에게 "주방 조리원이 혀로 참기름 병을 핥았다.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문제 제기했다. 이를 들은 원장은 "바로 확인을 했다. 절대 그러면 안 된다고 엄정 조치를 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A씨는 주방 냉장고 문을 열었다가 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보관된 식재료에 곰팡이는 물론,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들이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먹을 간식에도 곰팡이가 펴 있었다.
A씨는 "바나나를 애들 간식으로 준다고 꺼내 왔는데 너무 형편없더라. 곰팡이도 슬었다. 마침 원장님이 지나가길래 '원장님, 바나나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쓰냐'고 하니까 그냥 주라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방 선생님한테도 '선생님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따지니 바나나는 많이 익어야 맛있다고 하더라"라며 황당해했다.
이뿐만 아니었다. 앞치마엔 곰팡이가 피어 있었고, 프라이팬은 코팅이 다 벗겨진 상태였으며, 집게는 녹이 슬었다. A씨는 "주방 아줌마가 곰팡이 핀 앞치마를 입고 있다는 게 못마땅했다. 곰팡이가 조금 슨 게 아니고 앞치마 전체적으로 다 슬어 있다"고 강조했다.
유치원으로 들어온 식재료를 빼돌린 일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딸기 30박스가 들어왔지만 아이들에게는 5박스만 제공되고 원장과 선생님이 25박스를 나눠 가졌고, 전복이 들어왔을 때도 아이들에게 조금만 제공하고 남은 건 교사용 냉장고에 별도 보관했다는 것이다. 유치원 원장은 "(식재료는) 납품 후 변할 수 있다. 해당 재료로 만든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인 적 없다"며 "예산이 있어 마음대로 집행이 어렵다. 얼마 전 문제 되는 도구들은 모두 교체했다"고 해명했다.
이 사연이 알려지면서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충북 지역 맘 카페에는 "유치원 조리실 실태 보고 기겁했다. 어린이집 배정 전에 조리실을 부모가 볼 수 있냐",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고 안타깝다", "똑같이 그렇게 먹으라고 주고 싶다. 욕이 절로 나왔다"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