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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스쿨존 만취운전자', 징역 5년 확정... 유족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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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스쿨존 만취운전자', 징역 5년 확정... 유족 반발

입력
2024.02.29 14:55
수정
2024.02.29 16:06
10면
0 0

1심 징역 7년→2심 징역 5년
대법원 상고 기각 원심 확정
"진정한 정의냐"... 유족 분노

2022년 12월 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언북초등학교 후문 앞에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국화꽃과 메시지가 놓여 있다. 김소희 기자

2022년 12월 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언북초등학교 후문 앞에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초등학생을 추모하는 국화꽃과 메시지가 놓여 있다. 김소희 기자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서울 강남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9세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40대 남성이 징역 5년을 확정받았다. 피해 학생 유족들은 형량이 지나치게 적다고 분노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29일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위험운전치사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A씨는 2022년 12월 2일 강남구 청담동 언북초교 앞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하교하던 초등학교 3학년 B군을 차로 치어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28%로 면허취소(0.08% 이상) 기준을 크게 웃돌았다. 검찰은 A씨에게 정상적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해 타인을 숨지게 한 위험운전치사 혐의를 비롯해 어린이보호구역치사,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했다. 피해자를 구하지 않고 도망간 것으로 보고 도주치사 혐의도 추가했다.

1심 재판부는 도주치사 혐의를 제외한 나머지 혐의를 모두 인정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씨가 20~30m 떨어진 곳에 주차 후 현장으로 돌아왔고, 체포되기 전까지 피해자 주변에서 자리를 지킨 점 등을 참작한 결과다.

항소심은 유무죄에 대해선 1심과 의견을 같이 했으나, 경합범 처리 판단을 달리해 징역 5년으로 감형했다. 1심은 하나의 행위로 두 가지 범죄(어린이보호구역치사, 위험운전치사)를 각각 저지른 '실체적 경합'으로 봤는데, 2심은 이를 뒤집고 '상상적 경합'이라고 판결했다. 하나의 행위가 여러 범죄를 구성하는 경우인 상상적 경합은 가장 무거운 죄에 해당하는 형으로 처벌한다. 이 판단에 근거해 징역 3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는 위험운전치사를 기준으로 형량이 정해졌다. A씨가 항소심까지 총 5억 원을 공탁하긴 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유족이 공탁금 수령 의사가 없다고 밝힌 점을 들어 양형에는 제한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결론 내렸다.

B군 유족은 이날 대법원 선고 뒤 "(이런 판결이) 진정한 정의냐"며 반발했다. 유족은 "재판 과정에서 오히려 더 큰 상처와 고통을 겪었다"면서 "법원이 시대 요구를 반영하는 판결을 하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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