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
월평균 소비지출 전년비 5.8% 증가
오락·문화 늘어… 해외 카드 사용도↑
고금리에 따른 이자비용과 고물가에 따른 생필품 가격 인상이 지난해 가계를 짓눌렀다. 생필품을 덜 샀지만 돈은 더 썼다. 특히 이자비용 증가는 18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3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79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5.8% 늘며 3년 연속 증가했다. 물가 인상분을 감안한 실질소비지출은 1년 전에 비해 2.1% 늘었다.
항목별로는 오락·문화(18.9%), 음식·숙박(7.6%), 주거·수도·광열(9.2%), 교통(7.6%) 순으로 전년 대비 증가폭이 컸다. 통계청 관계자는 "2020년 20% 이상 크게 감소한 오락·문화 소비지출이 여행 등 여가생활 활성화로 2019년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공개한 지난해 해외 카드사용금액도 전년 대비 32.2% 증가한 192억2,000만 달러(약 25조6,721억 원)로 나타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출국자수(2,272만 명)가 1년 만에 3배 이상 뛰고, 온라인 해외 직접구매액도 25% 늘어난 결과다.
반면 식료품·비주류음료(1.9%·실질소비지출 -3.4%), 의류·신발(2.2%·-4.2), 가정용품·가사서비스(1.8%·-3.5%) 소비지출은 늘었지만 실질소비는 감소했다. 먹고 입는 생활필수품목을 덜 샀는데도 고물가 영향으로 돈은 더 나갔다는 의미다.
아울러 지난해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과 월세 등이 오르면서 가구 지출이 커졌다. 비소비지출은 3년 연속 늘고 있는데 고금리 장기화로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관련 이자비용이 전년 대비 31.7% 뛰면서 증가를 견인했다. 2006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2만4,000원(전년 동기 대비 3.9%·실질가계소득 0.5%)으로 2분기째 늘었다. 연금·부모급여 등 정부 지원에 따른 이전소득(17.7%) 증가가 견인했다. 소득에서 비중은 가장 낮지만 임대료·이자 등 재산소득(80.3% )도 고금리 덕에 역대 최대폭으로 늘었다.
다만 실질근로소득(-1.9%)은 5분기 만에 감소했고, 실질사업소득(-1.7%)은 5분기째 줄었다. 정부는 취업자 증가세 둔화, 인건비·원자잿값 상승 영향으로 보고 있다. 소득 분배 정도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5.3배로 전년(5.55배) 대비 낮아졌다. 그러나 5분위 가구에선 가계지출이 8% 증가한 반면, 1분위 가구에선 0.5% 줄면서 전체 5분위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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