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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에 지난해 생필품 덜 샀는데 돈은 더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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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에 지난해 생필품 덜 샀는데 돈은 더 썼다

입력
2024.02.2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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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
월평균 소비지출 전년비 5.8% 증가
오락·문화 늘어… 해외 카드 사용도↑

3·1절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구역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3·1절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 구역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고금리에 따른 이자비용과 고물가에 따른 생필품 가격 인상이 지난해 가계를 짓눌렀다. 생필품을 덜 샀지만 돈은 더 썼다. 특히 이자비용 증가는 18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3년 연간 지출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79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5.8% 늘며 3년 연속 증가했다. 물가 인상분을 감안한 실질소비지출은 1년 전에 비해 2.1% 늘었다.

항목별로는 오락·문화(18.9%), 음식·숙박(7.6%), 주거·수도·광열(9.2%), 교통(7.6%) 순으로 전년 대비 증가폭이 컸다. 통계청 관계자는 "2020년 20% 이상 크게 감소한 오락·문화 소비지출이 여행 등 여가생활 활성화로 2019년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공개한 지난해 해외 카드사용금액도 전년 대비 32.2% 증가한 192억2,000만 달러(약 25조6,721억 원)로 나타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출국자수(2,272만 명)가 1년 만에 3배 이상 뛰고, 온라인 해외 직접구매액도 25% 늘어난 결과다.

반면 식료품·비주류음료(1.9%·실질소비지출 -3.4%), 의류·신발(2.2%·-4.2), 가정용품·가사서비스(1.8%·-3.5%) 소비지출은 늘었지만 실질소비는 감소했다. 먹고 입는 생활필수품목을 덜 샀는데도 고물가 영향으로 돈은 더 나갔다는 의미다.

아울러 지난해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과 월세 등이 오르면서 가구 지출이 커졌다. 비소비지출은 3년 연속 늘고 있는데 고금리 장기화로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관련 이자비용이 전년 대비 31.7% 뛰면서 증가를 견인했다. 2006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2만4,000원(전년 동기 대비 3.9%·실질가계소득 0.5%)으로 2분기째 늘었다. 연금·부모급여 등 정부 지원에 따른 이전소득(17.7%) 증가가 견인했다. 소득에서 비중은 가장 낮지만 임대료·이자 등 재산소득(80.3% )도 고금리 덕에 역대 최대폭으로 늘었다.

다만 실질근로소득(-1.9%)은 5분기 만에 감소했고, 실질사업소득(-1.7%)은 5분기째 줄었다. 정부는 취업자 증가세 둔화, 인건비·원자잿값 상승 영향으로 보고 있다. 소득 분배 정도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5.3배로 전년(5.55배) 대비 낮아졌다. 그러나 5분위 가구에선 가계지출이 8% 증가한 반면, 1분위 가구에선 0.5% 줄면서 전체 5분위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세종= 이유지 기자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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