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20억 규모 계약...VLCC 척당 선가 역대 최대 규모
LNG운반선, VLAC 견줄 고수익 선종 떠올라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두 척을 3,420억 원에 수주했다. 2021년 이후 3년 만의 쾌거로 역대 최대 규모의 한 척당 가격(척당 선가)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한화오션은 고수익 제품을 집중적으로 수주한다는 전략을 펼친 끝에 최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이 같은 실적을 거뒀다고 23일 밝혔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한화오션이 수주한 VLCC 척당 선가 중 최대 규모 실적이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조선업 호황기가 되면서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친 한화오션은 통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보다 배 가격이 낮았던 VLCC 선박을 대상으로는 소극적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 등으로 원유 운반선 운임이 올라가면서 VLCC 발주가 늘고 뱃값도 오르고 있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VLCC는 2022년 세 척이 발주됐지만 2023년 여섯 배 많은 18척이 발주되는 등 업황이 되살아나는 추세였다. 현재 전 세계에서 건조 중인 VLCC 수주 잔량은 23척이다.
이에 따라 배 가격이 올라가 부가가치가 높아진 VLCC 계약을 따냈다는 데 한화오션은 의미를 두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VLCC 평균 선가는 2021년 이후 3년 동안 40%포인트가량 올랐다. VLCC가 LNG 운반선,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높은 수익을 보장해주는 배로 떠오르고 있다는 게 이 회사의 판단이다.
이번 수주는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쌓아온 한화오션의 선박 건조기술을 오랜만에 뽐낼 기회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925척의 VLCC 중 185척을 건조, 전 세계 조선사 가운데 가장 높은 누적 건조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조선사들보다 척당 선가는 10%가량 높지만 더 튼튼하고 최신 친환경 기술이 적용된 배를 만들면 추가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이번에 수주한 VLCC는 2026년 상·하반기 각각 한 척씩 선주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