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활약 중인 노년 배우들
한국 콘텐츠 전성기의 숨은 공신
"신구 선생님처럼 죽을 때까지 연기하는 게 꿈입니다." 배우 최민식이 한 예능에 나와 선배들의 존재감에 박수를 보냈다. 그의 말처럼 나문희 김영옥 신구 이순재 등 고령의 나이에도 여전히 연기를 하는 대선배들이 있기에 후배들이 그 길을 따라갈 수 있었다.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최민식은 연기에 대한 신념을 드러내면서 현역에 있는 선배 연기자들을 언급했다. 그를 롤모델 삼는 많은 후배들에게도 퍽 인상 깊을 장면이다. 최민식은 "선배들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고 이 대목에서 대선배들을 향한 무한한 존경심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전례 없는 전성기를 맞이하는 중이지만 이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행운이 아니다. 1983년, 한국 최초의 칸 진출작인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를 시작으로 국내 작품들이 꾸준히 전 세계 유수 시상식에서 낭보를 전했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올드보이' '밀양' '숨' '옥자' '헤어질 결심' 등 한국만의 특색이 가득한 작품들이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배우 故 윤정희도 영화 '시'로 칸에 진출해 호평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기생충'이 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 영화계에서 기리 남을 쾌거다.
김영옥과 나문희는 최근 개봉한 '소풍'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소풍은'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개봉 첫날 누적관객수 2만 3,619명을 기록했다. 박스오피스 성적으로 독립∙예술영화 1위, 한국영화 2위, 전체 3위까지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또 신구는 건강 적신호로 팬들의 우려를 샀으나 '라스트 세션' 등 연극 무대에 오르며 여전히 건재함을 입증했다. 이순재는 '거침없이 하이킥' '베토벤 바이러스' '선덕여왕' '공주의 남자' '패밀리',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안녕하세요' 등 다수의 작품에 이어 영화 '대가족'으로 다시 극장을 찾아온다.
비록 배우는 아니었지만 국민 MC로 불렸던 송해는 95세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면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할리우드에서는 오래 전부터 고령 배우들의 활약이 존재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마이클 케인 등이 오랜 세월 업계를 지킨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여전히 현역인 원로 배우들의 활약이 있었고 최민식의 존재가 있었기에 지금 한국 콘텐츠 전성기가 열릴 수 있었다. 현재 이정재 박서준 등이 할리우드에서 활약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선배들이 쌓아온 탑 덕분이다. 이들은 후배 연기자들에게 존재만으로 귀감이 되는 중이다. 때론 일침도 아끼지 않는다. 이순재는 지난해 제한 구독 미디어 롱블랙과의 인터뷰에서 손석구의 '가짜 연기' 발언을 두고 "연기라는 게 원래 가짜다. 가짜를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게 연기"라고 지적했다. 연극 '리어왕' 3시간 가량의 러닝타임을 서는 대선배이기에 할 수 있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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