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과학자들, 네이처에 R&D 감축 비판 기고
"예산 감축, 미래세대 양성 방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감축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고문이 실렸다. 기고문을 작성한 두 명의 국내 과학자들은 이번 예산 감축이 신진연구자들에게 주는 타격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한국이 정부 투자를 줄였다가 과학기술 선진국 자리를 내어줬던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네이처는 20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한국의 R&D 예산 감축이 신진연구자들에게 결정타가 될 수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해당 기고문은 김봉재 경북대 물리학과 교수, 고아라 전남대 물리학과 교수가 작성한 것이다.
교수들은 기고문에서 R&D가 당장의 연구 결과 뿐만 아니라 과학·공학·수학·기술 등의 분야에서 미래세대 양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현정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이같은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수들은 "이미 대학에서는 학생 숫자가 줄어, 기초 과학과들은 인공지능(AI)이나 초전도체 등 산업에 가까운 쪽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대로 감축 기조가 이어지다가는 기초과학 분야 교수직은 다 없어질 것"이라며 "이미 연구자들은 인건비 감소를 위해 더 많은 강의를 요구 받고 있는데, 이는 높은 수준의 논문을 작성해 평판을 쌓아야 할 젊은 연구자들에게 부담"이라고 했다.
또 감축분을 신진연구자 지원을 위해 쓴다는 정부의 설명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봤다. 진행 중인 과제에서는 10%를 감축하면서, 동시에 뛰어난 신진 과학자를 위한 지원금을 늘리는 식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으로 인해 현장에서는 혼돈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교수들은 "이런 모습들은 모순적이고, 연구현장에서 안정성과 연속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일본의 사례를 들면서 예산을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본은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미국 다음으로 세계 3위에 들 정도로 높은 수준을 보였으나, 정부 지원을 줄여온 결과 과학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이 마주한 현실"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진과학자들을 지원해, 그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