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A보다 발사 비용 절반으로 낮춰
"가격 면에서 해외 로켓과 나란히"
일본이 17일 신형 로켓 H3 발사에 성공했다. 로켓 일부분을 재활용하며 세계 로켓 시장을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미국의 ‘스페이스X’에 도전하는 전기가 마련됐다는 자체 평가도 나온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이날 오전 9시 22분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3 2호기를 발사했다. 발사 후 2호기는 계획대로 비행해 궤도에 진입했다. 초소형 위성 2기와 모의 위성 등 탑재한 위성도 성공적으로 분리했다. 지난해 3월 발사 실패의 원인이었던 1호기의 2단 엔진은 이번에는 계획대로 연소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우주 분야에서 훌륭한 성과를 얻어 매우 기쁘다”며 발사 성공을 축하했다.
일, H3로 주력 로켓 세대 교체
H3는 JAXA와 미쓰비시중공업이 개발한 2단식 액체 연료 로켓으로, 길이는 57m, 무게는 약 422톤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퇴역하는 H2A에서 신형 H3로 주력 로켓을 세대교체하고, 지난 30년 동안 불과 14% 성장에 그치며 정체됐던 일본 우주 산업의 부활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요미우리신문은 18일 “일본 정부는 향후 20년 동안 일본의 우주 개발을 뒷받침할 H3의 실용화로 위성 발사 수요를 늘려 격화하는 국제 경쟁 속에서 일본의 존재감을 보여주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2001년 첫 발사에 성공한 H2A는 지난 23년간 발사 성공률이 97.9%로 매우 높았다. 하지만 발사 비용이 1회 약 100억 엔(약 888억 원)에 달해 총 48회의 발사 중 상업적 목적의 발사는 5회에 그쳤다. 반면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은 1단 부분을 재활용할 수 있어 발사 비용이 4,900만 달러(약 654억 원)로 훨씬 적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H3의 발사 비용 목표를 H2A의 절반인 50억 엔(약 444억 원)으로 잡고 비용 절감에 주력했다.
일 기업 총력전...우주 수송 자립 추진
H3에 사용되는 전자 부품의 90%는 자동차용 부품을 적용했다. 일부 부품은 3D프린터로 찍어냈다. 기술력이 뛰어난 일본의 강소기업이 극한의 온도 변화를 겪는 우주 환경에 맞는 스프링이나 나사, 소재를 개발하는 등 약 1,000개 기업이 우주 산업의 미래를 보고 당장 큰 이익이 나지 않는 H3 공급망에 참여했다고 일 언론은 전했다.
야마가와 히로시 JAXA 이사장은 발사 성공 후 기자회견에서 “우주 수송의 자립과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큰 전진을 이뤘다”고 의의를 평가했다. JAXA의 전 수석개발자 고타케 나오히코 게이오대 교수도 요미우리에 “H3가 가격 면에서 해외 로켓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존재가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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