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고개역푸르지오 1순위 청약 경쟁률 0.03대 1
대구 올해 첫 후분양 '처참한 청약 성적표'
'후분양 무용론'에 '청약 무용론'까지
'미분양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지역에서 올해 첫 후분양 아파트 청약결과 처참한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면서 예고된 분양 실패로 이어진 것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4일 대구 서구 내당동 반고개역푸르지오 1순위 청약 마감 결과 239세대 모집에 84㎡ A타입에 8건이 접수돼 0.03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별공급에서는 생애최초공급에 84㎡A타입 단 1건이 접수했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반고개역푸르지오는 29층 240세대 규모로 올해 대구에서 첫 후분양을 실시했으나 84㎡ 기준 분양가가 7억3,900만 원으로 인근 중구 신축 아파트 시세보다 높은데다 수성구 아파트 분양가와 맞먹는 수준이어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2022년 준공한 인근 중구 남산동 아파트 84㎡타입의 올해 실거래가가 6억6,000만 원(30층 기준)이며, 지난해 2월 입주한 중구 남산동 아파트 84㎡ 실거래도 7억 원(16층 기준)정도였다.
반고개역푸르지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후분양 단지여서 건축비 상승 등을 감안해 분양가를 책정할 수 밖에 없었지만 청약 문의 실수요자에게는 청약 결과에 따른 할인 분양 등이 시작될 경우 동·호수 선착순 신청 방법을 안내했다”며 후속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대구지역에서 후분양 아파트의 분양 참패는 2년 전부터 계속됐다. 2022년 분양한 시지 삼정그린코어는 84㎡타입이 8억 원에 가까운 고분양가로 저조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했고, 건설사는 할인 분양 대신 660여 세대 전체를 10년 장기임대로 전환했다. 이 아파트는 올해 2월 현재 전세 계약율이 65%, 입주율이 50% 선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구 수성구 신세계 빌리브 헤리티지는 최소 15억 원이 넘는 고분양가 탓에 분양에 실패하면서 대출 만기 연장을 하지 못하자 전체 146세대 중 미분양 121세대에 대한 공매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분양과 할인 분양이 넘치는 대구지역에서 고분양가 후분양은 분양 가격을 올려 받으려는 건설사에게 역풍이 되고 있다"며 "무더기 미달사태를 가져오는 0%대의 청약률로 후분양 무용론에 이어 청약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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