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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 선박 때리던 친이란 후티, 이번에는 해저 케이블 끊기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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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 선박 때리던 친이란 후티, 이번에는 해저 케이블 끊기 나서나

입력
2024.02.08 16:09
수정
2024.02.08 16:1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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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정부 "후티가 홍해 해저 통신케이블 위협"
16개 통신망 지나…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 17%
"독자 수행 어렵고 이란은 확전 꺼려" 회의론도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 병사들이 7일 수도 사나에서 자신들이 나포한 화물선 '갤럭시 리더'를 희화화한 패널을 들고 신병 모집 행사를 벌이고 있다. 사나=로이터 연합뉴스

예멘 친이란 후티 반군 병사들이 7일 수도 사나에서 자신들이 나포한 화물선 '갤럭시 리더'를 희화화한 패널을 들고 신병 모집 행사를 벌이고 있다. 사나=로이터 연합뉴스

홍해를 통과하는 국제 무역로를 위협하고 있는 예멘 친(親)이란 반군 후티가 이번에는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해저 통신케이블까지 끊으려 든다는 경고가 나왔다. 후티는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지원 명목으로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을 벌이면서 미국 등 서방과 연일 충돌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예멘 정부는 후티가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인터넷 회선을 포함해 홍해 해저의 통신케이블을 파괴하겠다며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멘 정부의 경고는 앞서 후티가 텔레그램에 해저 케이블 경로 표시 지도를 게시한 뒤 등장했다. 후티는 여기에 "모든 대륙을 연결하는 인터넷선들이 근처를 지나간다는 점에서 예멘은 전략적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메시지를 함께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홍해 해저에는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17%를 차지하는 16개의 주요 통신케이블이 묻혀있다. 홍해는 수에즈 운하를 통해 지중해·인도양을 잇는 관문이다. 이 홍해의 입구에 자리 잡은 후티가 글로벌 무역 동맥에 이어 통신 동맥까지 손에 쥐고 위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멘 친이란 반군 후티 신병이 7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 열린 반미·반이스라엘 집회의 대형 팔레스타인기 앞에서 로켓추진유탄발사기 RPG-7을 어깨에 메고 서 있다. 사나=EPA 연합뉴스

예멘 친이란 반군 후티 신병이 7일 예멘 수도 사나에서 열린 반미·반이스라엘 집회의 대형 팔레스타인기 앞에서 로켓추진유탄발사기 RPG-7을 어깨에 메고 서 있다. 사나=EPA 연합뉴스

하지만 후티에는 실제로 해저 통신케이블을 파괴할 능력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저 수백m 아래 놓인 케이블까지 도달하려면 심해 잠수정이 필요하고, 이를 절단하려면 거대한 가위와 같은 역할을 할 제거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BBC는 이런 작전 능력을 갖춘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정도라고 전했다.

후티가 동맹국 이란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이란은 후티를 비롯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이라크·시리아 민병대 등 이른바 중동 이슬람 시아파 '저항의 축'을 후방에서 지원할 뿐 서방과의 직접적인 충돌은 피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통신케이블 절단에 나서는 것 자체가 이란이 원치 않는 전면전으로 가는 길이다.

에드먼드 피턴-브라운 전 주예멘 영국대사는 "이란은 (후티의) 글로벌 선박 공격 작전을 (그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두려워할 것"이라며 "인프라를 파괴하는 것보다 사이버 공격 옵션에 의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후티를 비롯한 저항의 축과 서방의 충돌은 악화일로다. 미군은 이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드론(무인기)을 이용해 차량 1대를 공습, 친이란 무장세력 카타이브 헤즈볼라 사령관을 제거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요르단에서 벌어진 친이란 민병대의 '미군 3명 사망' 공습에 대한 추가 보복 차원이었다. 미군은 지난 2일에는 본토에 있던 전략폭격기 B-1 랜서 등을 동원,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 중인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및 친이란계 민병대 근거지 85곳을 공습한 바 있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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