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장관 취임 3주 만에 한중 장관 통화 성사
왕이 부장, 연달아 해외 일정 소화하며 대한관계 후순위
한일중 정상회담도 상반기 개최 어려워져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가졌다. 조 장관의 취임 27일 만이다. 그동안 장관 취임 일주일 내에 한중간 통화대담이 이뤄져왔던 것을 고려하면, 미묘한 한중관계의 현주소를 가리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6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날 밤 왕 부장과 첫 한중 외교장관 통화를 가졌다. 조 장관과 왕 부장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한중관계를 관리해나가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왕 부장은 조 장관에게 중국을 방문을 공식적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양 장관은 한중 외교안보대화, 외교차관 전략대화, 1.5트랙 대화 등의 협의체가 조기 개최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양 장관은 변화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 양국간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 등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국간 무역투자를 심화해 새로운 발전 동력을 찾아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
조 장관은 북한이 연초부터 각종 도발을 지속하며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가 금지하고 있는 핵ㆍ미사일 개발과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지속 추진하고 있는 데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이 추가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나오도록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강화해 주기를 당부했다.
조 장관과 왕 부장과의 통화는 취임 27일째인 이날 이뤄졌다. 왕 부장의 해외 순방 일정이 조 장관과의 통화가 늦어진 이유 중 하나다. 왕 부장은 지난달 13~18일에는 아프리카, 18~22일 중남미 순방을 다녀왔고, 26~27일에는 태국 방콕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동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상호 편리한 시기에 (통화를) 하도록 조율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은 조 장관이 취임한 당일 중동 10개국을 순방하고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이었는데도 통화를 시도했다. 한미와 한중 간 온도차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중관계 전문가는 "중국은 대만·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공격적인 언행을 반복하는 윤석열 정부에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며 "한중관계를 관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대화는 계속해나가더라도 윤석열 정부의 제안·대화에 적극 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은 대화에 응하면서도 핵심사안에는 협조하지 않은 '밀당'을 반복하는 모습을 반복해왔다. 지난해 11월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는 왕 부장의 이른 귀국으로 만찬 및 기자회견 일정이 취소됐다. 공동 발표문도 없었다. 한중일 정상회담 또한 연초 개최가 사실상 무산됐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일 간 협의는 계속 이뤄지고 있지만, 중국 측에서 제때 답변을 하고 있지 않다"며 "6월 개최도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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