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 3석 '반토막' 성과 딛고
지자체장 출신 앞세워 험지 공략
여당은 중진 부산 험지 출마 요청
편집자주
총선은 253개 지역구 각자도생 싸움이다. 하지만 주변 지역과 ‘벨트(Belt)’로 묶기도 한다. 연합전선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거나 거점을 차지하려 치열하게 맞붙는 경우다. 서울과 수도권, 부산의 사례를 살펴봤다.
더불어민주당은 4월 총선에서 부산의 '벨트' 장악을 꿈꾸고 있다. 국민의힘 간판 중진의원들이 잇따라 부산을 떠난 데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 등으로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 여론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전통 강세지역인 '낙동강 벨트'를 넘어 험지인 '동부산 벨트'까지 노리고 있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6일 부산 지역구 4곳의 단수공천을 결정했다. 이로써 부산 18개 지역구 가운데 △서구동구 △부산진을 △북강서을 △해운대갑의 민주당 총선 후보자는 경선 없이 확정됐다.
이처럼 부산에서 일찌감치 설욕전을 준비하는 것은 2020년 총선의 쓰라린 기억 때문이다. 당시 3석에 그치며 2016년 총선(6석) 성적표가 반토막이 났다. 민주당이 180석 압승을 거뒀지만 부산은 예외였다. 그나마 박재호(남을)·전재수(북구강서갑)·최인호(사하갑) 의원이 재선에 성공하며 체면치레는 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 부산 판세가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장제원(사상·3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하태경(해운대갑·3선) 의원도 서울로 방향을 틀며 여당 간판 주자들이 속속 부산을 비웠다. 엑스포 유치전 참패 또한 부산 민심을 대하는 여당에 악재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부산·울산·경남(PK) 영입 인재에 더 신경써달라"며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여당 강세지역인 동부산 벨트까지 넘볼 참이다. 동부산은 해운대를 비롯해 수영, 남구, 기장에 이르는 지역으로 현재 민주당 현역은 박재호 의원 혼자다.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서은숙 최고위원은 "지금은 서부산(낙동강 벨트)뿐만 아니라 부산 전체에서 약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과거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던 곳이 지금은 싸워볼 만한 구도로 바뀌었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후보가 붙어준다면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춰 주민들에게 인지도 높은 전직 지자체장 위주로 벨트를 형성하며 전면에 나섰다.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과 최형욱 전 동구청장이 각각 해운대갑과 서구동구에 출마했다. 변성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북구강서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외에 최택용 전 기장군지역위원장은 기장에 세 번째 도전하고, 윤준호 전 의원은 해운대을에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은 기세를 몰아 부산에서 7~9석을 목표로 잡았다.
국민의힘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부산진갑 현역인 서병수(5선) 의원은 전재수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북구강서갑에 출마해달라는 당의 요청을 이날 수용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낙동강 벨트를 사수하는 게 총선 승리의 발판이 될 것으로 생각해 어려운 지역 출마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조경태(사하을·5선) 의원은 지역구를 사하구갑으로 옮겨 민주당 최인호 의원과 맞서는 방안이 거론된다.
연관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