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호 조선대 교수 연구팀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 측정 성공
1만 원대 예측 검사 실현 눈앞
국내 연구진이 치매 유발을 예측할 수 있는 형광 물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건호 조선대 의생명과학과 교수(가드코호트연구단 단장)가 이끄는 연구진은 6일 치매 유발 독성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oligomer)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형광 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김종승 고려대 화학과 교수(차세대분자테라노시스연구단 단장)와 김영수 연세대 약학과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치매는 베타아밀로이드가 뇌 속에 쌓이면서 신경 염증을 유발해 뇌세포를 죽이는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치매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치료 방법으론 베타아밀로이드가 뇌 속에 들러붙는 것을 조기에 발견해 이를 제거하는 항체 치료제를 투약하는 게 유일하다. 현재까지는 뇌 속에 쌓여 있는 베타아밀로이드를 측정하는 데 양전자단층촬영(PET) 검사를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PET 검사는 수십억 원에 이르는 고가의 장비를 갖춰야 하는 데다, 검사 비용도 최소 100만 원 이상 소요된다. 게다가 검사를 위해선 반감기가 짧은 방사능 추적 물질을 혈관에 주사해야 하기에 때문에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치매 조기 예측을 통한 치매 예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연구진은 뇌 속에서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와 직접 결합해 형광빛을 발하는 물질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이 형광 물질을 통해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를 직접 측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척수액에서도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의 농도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 형광 물질을 개발한 것은 처음이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형광 물질은 적은 비용으로 대량 합성이 가능해 1만 원 이하의 치매 발병 조기 예측 검사가 실현될 날이 머지않았다"며 "국민건강검진에 적용 가능한 범용 기술 개발을 위해 남아 있는 마지막 장벽은 혈액에서 베타아밀로이드 응집체를 안정적으로 측정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혈액 진단 검사 전문기관과 협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Impact Factor 17.7)'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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