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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고정금리 다 내려왔다...연휴 지나면 내 주담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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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고정금리 다 내려왔다...연휴 지나면 내 주담대도?

입력
2024.02.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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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금리 하단 4개월 만 4%→3.18%로
코픽스 하락에 변동금리도 따라 내려
'주담대 환승' 열기에 은행 역마진 감수
"추가 인하 여력 크지 않아" 의견도

'대환대출 인프라' 대상에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이 추가된 1월 9일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서 대출 비교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한 모습. 연합뉴스

'대환대출 인프라' 대상에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이 추가된 1월 9일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서 대출 비교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한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행진에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하락을 체감하는 은행 고객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시장금리가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을 일찍부터 반영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한 주담대 갈아타기가 흥행하면서 고객 이탈을 막으려는 은행 간 경쟁에도 한창 불이 붙은 모습입니다.

파월 “조기 금리인하 없다”는데…

이달 5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규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18~5.25%로 집계됐어요. 변동형 금리는 연 3.99~6.654% 수준이었습니다. 네 달 전인 지난해 10월 5일엔 고정금리가 연 4~6.23%, 변동금리는 연 4.17~7.178%이었는데 상·하단이 모두 눈에 띄게 내려왔고, 고정금리 하단은 3%대 초반까지 떨어졌어요. 어떻게 된 걸까요?

4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CBS뉴스쇼 ‘60분(60 minutes)’ 인터뷰에서 "물가 상승률이 2% 목표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를 보고 싶다"며 3월 조기 금리인하설에 선을 그었습니다. 올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엔 변함이 없지만,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겁니다. 당분간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다 이르면 5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고, 한은은 하반기 이후에나 인하에 나설 것이란 게 현재 금융권의 관측이에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그래픽=송정근 기자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그래픽=송정근 기자


은행채·코픽스 하락에 주담대 다시 3%대

그런데도 벌써부터 주담대 금리가 꿈틀대는 건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해 하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출금리는 기본금리에 각 은행이 자체적으로 산정하는 가산금리를 붙여 결정하는데, 기준점 자체가 낮아진 겁니다. 혼합형 주담대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해 10월 4.810%로 고점을 찍은 뒤 금리인하 기대가 정점에 달했던 12월 초 4.174%로 떨어졌고, 이달 2일 3.777%까지 더 내려왔어요.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으로 쓰이는 신규취급액 기준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도 점점 상승폭을 줄이더니 지난해 12월 3.84%로 0.16%포인트 떨어져 넉 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정기예금 등 조달금리 하락분이 반영된 결과였죠. 한 달 전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터라 은행채를 기준으로 삼는 고정금리 상품보다는 속도가 느리지만, 변동금리도 분명히 떨어지기 시작한 거예요.

실제 취급된 주담대 금리 구간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볼까요?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중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새로 취급한 주담대 금리의 85~93%는 연 4.5~5% 미만 구간에 몰려있었고, 연 3%대 금리는 신한은행에서만 0.2% 소폭 적용됐어요. 반면 지난해 12월 중 신규 취급된 주담대는 연 3.5~4.5% 미만 금리 비중이 평균 91%로 대부분이었고, KB국민은행에선 절반이 넘는 54%가 연 3%대 중후반 금리를 적용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월 22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의 모습. 연합뉴스

1월 22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의 모습. 연합뉴스


환승 열풍 속 ‘마이너스 가산금리’도 재등장

'주담대 환승' 열풍 속 은행 간 유치 경쟁도 금리 움직임에 영향을 줬습니다. 지난달 9일 비대면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가 시행되자 기존 고객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신규 고객은 선점하기 위해 시중은행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거든요. 역마진을 감수하는 ‘마이너스(-) 가산금리’까지 다시 등장한 상황입니다. 2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갈아타기 전용상품 혼합형 최저 금리는 연 3.71~3.88%로, 다섯 곳 중 네 곳이 준거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취급하고 있었어요. 5일 자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홈페이지의 대환상품 금리 공시에서도 가산금리가 각각 ‘-0.1%포인트’로 책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낮춰보려는 대출자 움직임은 명절 연휴가 끝난 뒤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최근과 같은 뚜렷한 하락 추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단언하기 어려워요. 위에 언급했듯 주담대 금리 결정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은행권 관계자는 “이제는 시중은행이 가산금리를 대폭 줄이고 우대금리를 많이 주는 방식으로 금리를 추가 인하할 여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 밖에 주요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 정부 정책금융 등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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