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경법상 배임 혐의 피의자 신분
KT그룹 계열사가 현대자동차 관계사 지분을 평가가치보다 높게 매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의혹의 '정점' 격인 윤경림 전 KT 사장을 소환조사했다. 지난해 8월 검찰이 윤 전 사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한 지 반 년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용성진)는 5일 윤 전 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윤 전 사장을 상대로 KT 계열사인 KT클라우드가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스파크·현 오픈클라우드랩)를 고가 매수하도록 지시했는지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파크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동서가 설립한 차량용 소프트웨어 업체다.
KT클라우드는 2022년 9월 차량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스파크의 지분 100%를 206억8,000만 원에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검찰은 이 매각 대금이 실제 기업 가치에 비해 수십억 원 높게 책정됐다고 의심한다. 당시 윤 전 사장은 그룹사 투자 의사결정을 지휘하는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이었다.
일각에선 이런 비정상적 거래가 현대차에 대한 '보은' 성격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현대차는 2019년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구현모 전 KT 대표의 쌍둥이 형이 운영하던 회사 지분 99%를 인수했다. 이때도 당시 현대차 임원이던 윤 전 사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06년 KT에 입사한 그는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2019년 현대차로 적을 옮겼고, 2021년 9월 KT 사장으로 복귀했다. 다만 검찰은 보은 투자 의혹보다는, 지분 고가 매입에 초점을 맞춰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8월 KT와 KT클라우드 사무실, 윤 전 사장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윤 전 사장이 백모 전 전략투자실장(상무), 윤모 KT클라우드 대표 등에게 '스파크를 사라'고 지시했다"고 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윤 전 사장을 포함해 KT 및 KT클라우드 임원 다수가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수사팀은 지난해 말부터 사건 관계자들을 잇달아 소환조사하며 윤 전 사장의 혐의 입증을 위해 증거관계를 다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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