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초반 흥행몰이... 평균 2억 원씩 신청
3%대 최저금리에 "복비 지급" 이벤트까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한 전세자금대출 갈아타기 수요가 이틀 새 주요 시중은행에서만 1,600억 원 이상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간 유치 경쟁에도 불이 붙는 모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전세대출 갈아타기가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810건의 대출 이동 신청을 받았다. 전체 금액은 1,639억5,000만 원에 달하고, 건당 신청액은 평균 2억 원 정도로 집계됐다. 아직 대출 심사 단계라 실제 실행까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은행 간 대환대출 유치 실적은 크게 엇갈렸다. 초반 이틀간 전세대출 갈아타기 신청액이 가장 많았던 은행(1,225억 원)과 가장 적은 은행(12억 원) 간 차이가 100배에 이를 정도다. 은행권 관계자는 “각 은행이 제휴한 대출 비교 플랫폼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해당 플랫폼의 대환시장 점유율에 은행 실적도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전세대출 갈아타기는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주담대)보다 조건이 까다롭다. 대부분 보증기관을 끼고 있는 데다, 임대차 계약 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대출을 받은 지 3개월 후부터 전세 임차 계약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까지만 신청이 가능하다. 또 기존 대출 보증을 제공한 보증기관과 같은 기관의 보증부 대출로만 갈아탈 수 있다.
그럼에도 신청이 몰린 건 금리 이점 때문이다. 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2일 자 전세대출 갈아타기 최저금리(6개월 변동금리)는 연 3.65~3.97%였고, KB국민은행은 별도 갈아타기용 상품 없이 연 3.46%의 고정금리를 최저금리로 제시했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잔액 기준 전세대출 평균금리1(연 4.7~5.45%)보다 1%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격차가 좁혀질 때까지 전세대출 갈아타기 수요는 계속될 전망이다. 은행들도 환승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이벤트를 내걸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시중은행이 금리를 많이 낮추긴 했지만 연 3.3%대로 은행권 최저 수준 금리를 제공하는 인터넷은행과 비교하면 여전히 소폭 높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애플리케이션(앱)으로 4월 3일까지 갈아타기한 고객 전원에게 최대 30만 원의 ‘KB복(福)비’를 지급한다. 신한은행은 선착순 500명에게 첫 달 이자를 최대 20만 원 범위에서 포인트로 제공하고, 하나은행은 선착순 2,000명에게 인지세를 면제해준다.
- 1 잔액 기준 전세대출 평균금리
- 은행이 보유한 전체 전세대출 잔액의 평균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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