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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모 강남, 강명구 구미... 尹 참모진이 與 현역의원 저격수로

입력
2024.02.04 17:00
수정
2024.02.04 21:52
3면
0 0

대통령실 출신 최소 34명 공천 신청
정호윤 부산 사하을, 김인규 부산 서동
윤 정부 장·차관이 한 지역에서 경쟁도
나경원, 안철수 등 44명은 무혈 입성

용산 대통령실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용산 대통령실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통령실과 정부 각료 출신 다수가 국민의힘의 '꽃길'로 통하는 지역에 4·10 총선 공천을 신청했다. 당 현역의원들과 윤석열 대통령 참모 출신이 맞붙는 지역이 적지 않고, 윤석열 정부 장차관이 지역구 경쟁자로 나선 경우도 있다. 반면 비례대표 등 현역의원 일부는 '험지 출마'를 통해 명분 쌓기에 나섰다.

4일 국민의힘이 공개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지역구 공천신청자 현황'을 보면, 대통령실 출신 공천 신청자는 최소 34명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은 서울 강남을에 도전장을 던졌다.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인 박진 의원 지역구다.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은 하태경 의원이 서울로 옮기면서 비어 있는 부산 해운대갑을 선택했다.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은 김영식 의원의 경북 구미을, 박성훈 전 국정기획비서관은 서병수 의원이 현역인 부산 진갑에 공천 출사표를 냈다.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경기 의정부갑), 장성민 전 미래전략기획관(경기 안산상록갑) 정도를 제외하면 비서관급 이상 인사 대부분이 국민의힘 현역의원이 자리 잡고 있는 '양지'를 택하며 저격수로 나섰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행정관급으로 기준을 낮추면 '용산 대 현역의원' 전선이 더욱 넓어진다. 김영삼 전 대통령 손자인 김인규 전 행정관은 부산 서동에서 안병길 의원과, 정호윤 전 공직기강팀장은 부산 사하을에서 조경태 의원과 일전을 벼르고 있다. 대구 서구(김상훈 의원·성은경 전 행정관), 경북 포항 북구(김정재 의원·이부형 전 행정관), 포항 남·울릉(김병욱 의원·이병훈 전 행정관), 경북 경산(윤두현 의원·조지연 전 행정관) 등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줄줄이 맞대결을 예고했다.

꽃길을 찾는 건 정부 장차관 출신들도 마찬가지다.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성근 전 국무총리비서실장(차관급)은 나란히 부산 중·영도에 공천을 신청했다. 중·영도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황보승희 무소속 의원이 현역인 곳이다. 반면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서울 영등포을),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충남 천안을),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충남 천안갑) 등은 국민의힘이 패했던 지역구에서 의석 탈환을 노린다.

현역의원들도 선택이 갈렸다. 비례대표인 지성호 의원은 서울 서초을에, 조명희 의원은 대구 동구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모두 국민의힘 현역의원이 있는 보수 텃밭이다. 반면 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은 서울 서대문갑, 최승재(비례) 의원은 경기 광명갑에 공천을 신청하며 험지 출마를 택했다. 이 의원과 최 의원은 당초 서울 마포갑 출마를 준비해 왔는데, 조정훈(비례) 의원 등과의 당내 경쟁이 치열해지자 방향을 틀었다. 두 지역 모두 국민의힘 '3연패' 지역으로 공천관리위원회 판단에 따라 우선공천도 가능하다.


44곳 '단독 신청'... '분구 예정' 하남은 11명 몰려

한편 이날 공개된 국민의힘 지역구 공천 신청자는 총 858명으로 집계됐다. 평균 경쟁률은 3.55대 1에 달했다. 전국적 인지도를 갖춘 나경원 전 의원(서울 동작을),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분당갑) 등의 지역구 44곳은 공천 신청자가 1명인 '단독 신청지역'으로 분류됐다. 가장 경쟁률이 높은 곳은 11명이 신청한 경기 하남이다. 하남은 인구 증가로 갑·을 분구가 예정돼 있어 공천 신청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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