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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암 1위’ 유방암에 걸리지 않으려면…

입력
2024.02.0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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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경구 피임약 장기 복용 삼가고, ‘호르몬 대체 요법’도 피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유방암은 여성 암의 20.6%(2만4,923명ㆍ2020년 국가암등록통계)를 차지해 ‘여성 암 1위’다. 40대에 발병률이 가장 높고, 평균 진단 나이는 52.3세다(한국유방암학회, 신규 유방암 환자 2만9,729명 분석 결과).

다행히 조기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8.9%일 정도로 경과(예후)가 좋다. 다만 늦게(4기)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30%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30세가 넘으면 매월 유방암 자가 검진을 하고, 35세 이상은 2년 간격으로, 40세 이상은 1, 2년마다 유방촬영술·초음파검사 등을 받는 게 좋다.

◇비만·음주·방사선 노출·유방암 가족력이 위험 요인

대부분의 유방암은 소엽(小葉)과 유관(乳管)에 있는 세포에서 발생한다. 유방암의 위험 요인으로는 비만ㆍ음주ㆍ방사선 노출ㆍ유방암 가족력 등이다.

호르몬과 관련해 이른 초경, 늦은 폐경, 30세 이후 첫 출산 등이 꼽힌다. 가능하면 30세 이전에 출산하고 젖을 먹이는 기간을 오래 유지해야 한다.

유방암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이따금 느껴지는 유방 통증은 초기 유방암의 일반적인 증상이 아니다. 암을 의심하게 되는 흔한 계기는 유방에서 덩어리가 만져질 때이고, 유두(乳頭)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기도 한다.

유방암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기검진으로 조기 발견하는 것이다. 유방암은 ‘자가 검진’, 의사에 의한 ‘임상 검진’, X선 촬영, 초음파검사 등 ‘영상 검진’ 등 3가지 방법으로 진단한다.

자가 검진은 매달 생리가 끝나고 1주일 정도 지났을 때 하는 것이 좋다. 임신이나 폐경으로 생리가 없을 때는 매달 날짜를 정해 놓는다. 그러나 자가 검진은 정확도가 떨어지기에 35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 검진을,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으로 유방 촬영술로 검진한다.

강영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는 “우리나라 여성은 유방 조직이 치밀한 편(치밀 유방)이라 유방 X선 촬영과 초음파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30세 이하 젊은 여성은 유방 조직이 매우 치밀한 편이고, 방사선 피폭을 피하는 것이 좋으므로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초음파검사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것을 좋다”고 했다.

◇유방 혹 생겼다고 모두 유방암 아니다

다만 유방에서 혹 같은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병변(病變)이 발견된다고 모두 유방암은 아니다. 섬유선종ㆍ섬유낭성 질환 등 양성 질환일 때가 더 흔하다.

반면 엽상종양ㆍ비정형 세포증식증ㆍ관내유두종 등은 유방암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엽상(葉狀)종양은 단어 그대로 종양 내부가 나뭇잎처럼 생겼다.

초음파검사로는 섬유선종과 구분하기 어렵지만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고 크게 자란다는 게 차이다. 악성 엽상종은 전체 유방암 중 1% 미만인 희소 암이다.

유방암은 일반적으로 양성ㆍ경계성ㆍ악성으로 나눌 수 있다. 악성은 16~30%며 이를 때에는 20~25%가 폐나 뼈로 전이될 수 있다.

악성 엽상종양은 주위 조직에 침범하고 다른 부위로 전이하는 반면, 양성 엽상종양은 전이되지 않지만 빨리 자라는 경향이 있다.

악성 엽상종양은 방치하면 커질 뿐만 아니라 악성으로 변하기에 빨리 제거해야 한다. 혹을 포함해 광역 절제를 하며 크기가 작으면 맘모톰으로도 제거할 수 있다.

비정형 유관 증식증은 모유가 나오는 길인 유관을 구성하는 세포가 비정형적으로 증식한 상태다. 이때에는 유방암 발생 위험이 1.5~5배 증가한다. 이 때문에 세포 증식이 관찰되면 병변을 국소 절제한 후 추적 관찰해야 한다.

비정형세포가 유관을 꽉 채우고 있으면 상피내암이고, 일부만 발생했다면 비정형 유관증식증이다. 비정형 유관증식증이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면 모두 제거해야 한다.

관내유두종은 유관에 생긴 작은 종양으로 35~55세 여성에서 자주 발생한다. 유관 속에 유두종이 여러 개 있다면 유방암 발병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경구 피임약 장기 복용 삼가고, 호르몬 대체 요법도 피해야

유방암 발생 원인이 명확히 규명된 것은 아니라 완전한 예방법을 제시하긴 어렵다.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진 위험 인자를 피하는 생활 습관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지예 연세암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가족력이나 초경ㆍ폐경 여부의 생리 관련 요인 등은 개인이 통제할 수 없겠지만 장기간의 경구 피임약,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병합된 ‘호르몬 대체 요법(HRT)’ 등은 피하고, 과음은 삼가는 게 좋다”고 했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이 밖에 가족력이 있으면 BRCA1·BRCA2 같은 유전자 검사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방암 치료는 전에는 유방을 모두 잘라내는 ‘유방 전(全)절제술’이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환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유방 부분 절제술’이나 ‘유방 보존술’ ‘감시 림프절 생검술’ 등으로 가능한 수술 범위를 줄이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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