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아랍계 달래는 바이든 "'서안서 폭력' 이스라엘인 제재"... 네타냐후와 '손절' 시동?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아랍계 달래는 바이든 "'서안서 폭력' 이스라엘인 제재"... 네타냐후와 '손절' 시동?

입력
2024.02.02 18:30
8면
0 0

'금융 거래·미국 입국 제한' 행정 명령에 서명
미시간 방문날 발표... 아랍계 미국인 여론 의식
이스라엘 "반유대 거짓 주장" 반발... 갈등 격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 정치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 정치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에서 폭력을 저지른 이스라엘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을 줄곧 지지하는 미국의 행보에 불만을 표하는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들을 달래 다시 지지층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로 비친다. 이와 동시에, 가자지구 전후 구상을 둘러싸고 미국과는 평행선을 걷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재차 공개 저격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스라엘 정착민 4명에 "미 입국 금지"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폭력을 저지른 이스라엘 정착민 4명을 제재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대상자들은 미국과의 각종 금융 거래가 불가능해지고, 미국 입국도 제한된다. NYT는 "지난해 12월 미 국무부가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 폭행에 연루된 이스라엘인들에게 내린 비자 발급 중단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조치"라고 이번 행정명령을 평가했다.

제재 대상이 된 이스라엘인들은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등 각종 폭력을 일삼았다는 게 미국 정부의 설명이다. 현지 농민과 이스라엘 평화 활동가들을 몽둥이로 공격했고, 이들의 밭과 건물, 자동차 등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서안에서 극단주의자들의 폭력 행위는 중동 지역 평화와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도 "팔레스타인 영토인 서안지구에서 용납할 수 없는 폭력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통치하는 서안지구 곳곳에 국제법상 금지된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강행해 논란을 빚었다. 이곳에 사는 이스라엘인들은 약 70만 명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후 팔레스타인인을 향한 폭력의 빈도는 더 늘었다. 유엔에 따르면 이번 전쟁 기간에만 팔레스타인인 8명이 이스라엘 정착민에 의해 살해됐다.


지난해 12월 이스라엘군이 군사 작전을 수행한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불에 탄 차량 옆을 현지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나블루스=EPA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이스라엘군이 군사 작전을 수행한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불에 탄 차량 옆을 현지 주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나블루스=EPA 연합뉴스


"등 돌린 아랍계·무슬림 의식"... 네타냐후 반발

미국 언론은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반등이 급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내 아랍계 유권자 여론을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을 쏟아냈다. 특히 아랍계 인구 비율이 높은 미시간주(州)를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한 이날, 행정명령 서명 및 발표가 이뤄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CNN방송은 "이번 제재가 가자지구 상황을 해결할 순 없겠지만, 미국 내 아랍계·무슬림 유권자에게 보내는 신호가 될 수는 있다"고 짚었다.

이스라엘은 극우 성향 관료들을 중심으로 거세게 반발했다. 전후 팔레스타인이 주권 국가로 독립한다는,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을 두고 파열음을 내 온 미국과 이스라엘이 다시 한번 충돌하는 모양새다. 네타냐후 총리는 "유대 사마리아(서안의 이스라엘식 표현)의 거주민 대부분은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로, 불필요한 제재"라고 불만을 표했다.

심지어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정착민 폭력이란 미국의 주장은 이스라엘 국가 전체를 중상모략하려는 목적으로 퍼뜨리는 반유대주의적 거짓말"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영국 BBC방송은 "가뜩이나 두 국가 해법 등에 이견을 보이는 미국과 이스라엘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아름 기자
위용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