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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점점 밀착하는 태국... ‘판다 외교’도 재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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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점점 밀착하는 태국... ‘판다 외교’도 재시동

입력
2024.01.3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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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총리, 중국 측에 "판다 다시 보내 달라"
지난해 판다 15마리 중국 보낸 서방과 대비

암컷 자이언트 판다 린후이가 2005년 11월 태국 치앙마이 동물원에서 대나무를 먹고 있다. 태국이 중국으로부터 2003년 임차한 린후이는 지난해 4월 고령으로 폐사했다. 치앙마이=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암컷 자이언트 판다 린후이가 2005년 11월 태국 치앙마이 동물원에서 대나무를 먹고 있다. 태국이 중국으로부터 2003년 임차한 린후이는 지난해 4월 고령으로 폐사했다. 치앙마이=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태국이 중국에 자이언트 판다 장기 임차를 요청했다. 중국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이 서방과의 관계 악화로 과거에 임대해 줬던 판다를 속속 되찾아가는 ‘징벌적 판다 외교’를 펼치고, 상대국들 역시 추가 대여에 나서지 않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미국·중국 갈등 국면 속에서 오히려 점점 가까워지는 중국·태국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장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태국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전날 수도 방콕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타위신 총리는 왕 부장에게 “태국에 새 자이언트 판다를 보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은 1980년대부터 외교 관계를 수립한 국가에 우호의 의미로 멸종 취약종인 판다를 임대해 왔다. 태국도 2003년 중국으로부터 암수 판다 한 쌍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치앙마이 동물원에 살던 암컷 판다 린후이가 '스물한 살' 나이로 폐사하면서, 지금은 한 마리도 남아 있지 않다.

지난 1년 가까이 태국 내에선 판다를 다시 데려와야 하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치앙마이 주정부 등은 정부가 중국과 판다 재임차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임차료와 대나무 공수 비용 등 유지비가 많이 들긴 하지만, 그만큼 많은 국내외 관람객을 끌어모으기 때문에 더 큰 경제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왕이(왼쪽) 중국 외교부장과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가 29일 태국 방콕에서 악수하고 있다. 방콕=AFP 연합뉴스

왕이(왼쪽) 중국 외교부장과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가 29일 태국 방콕에서 악수하고 있다. 방콕=AFP 연합뉴스

물론 태국 내에선 “차라리 그 돈으로 태국 내 멸종 위기 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셌다. 그러나 판다를 ‘중국과의 신뢰·협력 상징’으로 여기는 정부도 재임차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왔다. 이날 타위신 총리 발언은 사실상 이를 공식화한 셈이다. 왕 부장도 호응 의사를 내비쳤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양국의 ‘판다 논의’는 서방의 판다 보유국이 갈수록 줄어드는 최근 분위기와 대비된다. 작년 한 해에만 일본(2월)과 미국(4·11월), 프랑스(7월), 네덜란드(9월), 영국(12월) 등에 머물던 판다 15마리가 임대 기간 만료와 함께 중국으로 돌아갔다. 대여 기간을 연장하거나 새로 판다를 받은 국가는 없다. 이 때문에 중국이 우호 상징으로 해외에 보냈던 판다를 거둬들인 것은 얼어붙은 서방·중국 관계를 뜻한다는 해석이 이어졌다. 이와는 달리 태국이 먼저 손을 내밀고, 중국도 이를 덥석 잡는 모양새를 취한 건 양국의 끈끈함을 보여 준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내년에 수교 50주년을 맞는 두 나라는 인적·물적 교류를 확대해 가고 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막대한 ‘차이나 머니’(중국 자본)가 필요한 태국,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강화를 차단해야 할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지난 28일에는 왕 부장과 빤쁘리 파힛타누껀 태국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상호 비자 영구 면제 협정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중국과 태국 일반 여권 소지자는 상대국에 무비자로 최대 30일간 머물 수 있게 됐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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