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신년 인터뷰] 곽범 "'쩌리'라고요? 그게 제 역할이에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신년 인터뷰] 곽범 "'쩌리'라고요? 그게 제 역할이에요"

입력
2024.02.02 10:40
0 0

KBS 공채 출신, '개콘' 폐지 후 유튜브 채널 '빵송국'으로 인기몰이
"지금까지 본업에 충실, 2024년 목표는 크리에이터"

코미디언 곽범은 올해 정식 데뷔 14년 차를 맞았다. 메타코미디 제공

코미디언 곽범은 올해 정식 데뷔 14년 차를 맞았다. 메타코미디 제공

국내 최초 듀오 만담 공연 '까브라더쇼', 구독자 44만 명의 유튜브 채널 '빵송국', 최근 새롭게 론칭된 이후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유튜브 채널 '메타에서몇메타'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곽범의 아이디어와 추진력이 낳은 결과물들이라는 점이다.

올해로 14년 차 코미디언인 곽범은 대중에겐 낯설지 않은 인물이다. 2011년 KBS 공채 27기 개그맨으로 선발된 뒤 이듬해 '개그콘서트'로 데뷔한 그는 당시 다양한 코너와 캐릭터들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개그콘서트'가 폐지 수순을 밟으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한 그는 이창호와 함께 듀오 만담 공연 '까브라더쇼'를 론칭하고 유튜브 채널 '빵송국'을 개설하면서 2막을 열었다.

'빵송국'은 그에게 큰 기회였다. 몇몇 영상들이 유튜브 알고리즘와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으면서 채널은 급성장했고, 이후 두 사람이 탄생시킨 부캐(부캐릭터) 매드몬스터가 소위 '대박'을 치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쌓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유튜브 채널 '경영자들'에서의 이경영 묘사 개그와 '메타코미디클럽'을 통해 보여준 센스있는 개그는 그의 인기에 더욱 힘을 실었다.

곽범은 이같은 성장세에 대해 "처음 시작하고는 한동안 정말 구독자가 늘지 않던 시점이 있었다. 그러던 중 시작점이 된 것이 매드몬스터였다. 저랑 (이)창호는 항상 저희가 재미있어하는 코미디를 했었다. 결국 저희가 즐겁게 하다 보면 그 에너지가 보는 사람들에게도 전달된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라며 "유튜브에서도 그런 모습들이 잘 먹히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도 저희가 느끼는 재미가 보는 분들께도 전달될 때까지 코미디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물론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출연했던 넷플릭스 '코미디 로얄'에서 그가 속한 팀이 보여준 '숭간교미' 개그가 대표적이다. 당시 충격적 퍼포먼스로 도마에 올랐던 해당 개그에 대해 곽범은 "문제를 잘못 읽은 느낌 같았다"라는 생각을 털어놨다. 그는 "개그맨들을 웃겨야 한다는 일념 하에 했던 개그였다. 워낙 개그맨들이 잘 웃지 않으니 그냥 몸으로 하는 개그가 웃기지 않을까 했는데, 수가 맞아 떨어지지 않은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한 뒤 "물론 프로그램 면에서 봤을 때 '어려운 역할을 했다'라고 격려해준 분들도 있지만 저는 '코미디 로얄'을 아직도 안 봤다. 못 보겠더라. 아마 평생 못 보지 않을까"라는 솔직한 심경을 고백했다.

"2024년, 크리에이터로 도약하고파...롤모델은 송은이"

'코미디 로얄'은 곽범 스스로에게 자신의 '개그 정체성'을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는 "외모가 유독 웃긴 것도 아니고 뭔가 특색있는 톤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연기력이 엄청나게 뛰어난 편도 아니다 보니 개그맨이 되기 전부터도 고민이 많았다"라며 "'코미디 로얄'을 하면서 '내가 이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매력이 뭘까'를 고민해 봤다. 저는 남들보다 상대방의 매력을 조금 더 잘 보는 것 같더라. 이 사람이 웃긴 포인트가 어디인지 빨리 알아채고 같이 도와서 개그를 이끌어내는 '서포트'를 잘 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저는 항상 보면 되게 웃긴 사람들 옆에 있다. 모르시는 분들은 저를 '쩌리'라고 보실 수도 있겠지만 열심히 서포트를 해주면서 제 몫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올해는 다양한 코미디 콘텐츠를 통해 부캐가 아닌 '인간 곽범'으로서 대중에게 더 다가가고 싶다는 그의 목표를 조금 더 깊숙이 들어봤다.

"무대에서 웃기면 되는 것이 개그맨이라면 크리에이터는 내가 웃길 수 있는 능력만 되면 영상, 무대, 드라마 등 환경에 제약받지 않고 나만의 방법으로 웃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요즘엔 그 둘 사이의 장르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코미디언이라고 해서 주어진 무대에서만 웃기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 아닐까 싶거든요. 그런 면에서 저는 송은이 선배가 정말 멋있고 존경스러워요. 본인이 직접 콘텐츠와 공연을 제공하고, 그것을 통해 대중이 즐길 수 있게 하는 모습이 진짜 크리에이터 같아요. 제 꿈은 죽기 전까지 사람들을 웃기다 가는 건데, 그렇게 되려면 저 역시 크리에이터가 돼야 할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개그맨의 본질에 충실하고 싶다는 것이 바람이죠."

크리에이터로서의 도약을 위해 곽범은 올해도 쉴 틈 없이 달릴 예정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공연과 최근 자신이 추진해 동료 코미디언들과 함께 개설한 채널을 잘 꾸려 나가면서 '빵송국'도 다시 일궈가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그는 "크리에이터로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면서 열심히 하다가 12월 쯤 또 한 번 크게 웃기겠다"라고 너스레를 떤 뒤 "크리에이터로 11개월을 살다가 '코미디 로얄2'에서 반전 매력을 보여드리겠다. 넷플릭스에게 고한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준다면 '코미디 로얄'의 방향성에 잘 올라타겠다. 이번에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라고 덧붙이며 웃음을 지었다.

"올해는 딱 작년 만큼만 하는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작년이 제게 최고의 한 해였거든요. 사실 하루가 머다하고 새 채널과 사람이 등장하고, 또 금세 사라지기도 하는데 그 사이에서 작년 만큼만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곽범이 나오는 건 뭐든 믿고 웃을 수 있겠다'라는 믿음을 드려야겠죠."

홍혜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