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예산으로 신속한 추진 가능
스위스 '이중 굴절 무궤도 전차' 검토
이장우 "도입 효율성 등 따져볼 것"
국비 확보 근거 마련 가장 큰 과제
대전시가 도시철도 3·4·5호선에 신교통수단으로 불리는 '바퀴 달린 트램'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선로가 필요 없어 트램이나 지하철보다 적은 예산으로 빨리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사실상 버스 운행체계에 가깝다 보니 국비 지원을 받지 못해 자체 재원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다.
29일 시에 따르면 도시철도 3~5호선 계획 수립 등을 담은 대전시 도시철도망계획 수립 용역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용역에는 도시철도 1호선(지하철)과 2호선(트램)을 비롯한 도시교통권역 특성과 교통현황 분석 및 전망, 미래 교통수요 예측 등이 담긴다. 시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계획을 수립한 뒤 국토부의 승인 요청을 하는 등 관련 행정절차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도시철도 3~5호선 건설은 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동시 착공'을 내건 대표 공약 중 하나다. 이 시장 당선에 따라 신속한 사업 추진과 사업성 확보를 다각도로 검토해 온 시는 최근 3~5호선 차종으로 트램과 전기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살펴보고 있는 차량은 스위스 업체인 Carosserie Hess AG의 '이중 굴절 무궤도 전차(DGT) lightTram'이다. 버스 여러 대를 연결한 '굴절버스'로, 이장우 시장이 지난해 호주 출장에서 이 차량의 안정적인 운행 모습을 본 뒤부터 검토에 들어갔다. 당시 호주 브리즈번시에선 최대 200여명이 탑승 가능한 3모듈 1편성 차량이 21㎞ 구간에서 시범 운행 중이었다. 해당 부서에선 최근 스위스 본사를 직접 찾아가 차종의 장단점 등을 살펴보고 왔다.
이 시장은 지난 23일 이상민(5선·유성을)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이 차량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시장은 "담당 본부장이 현지를 답사한 뒤 여러 내용을 보고받았는데, 트램 외형을 갖추고 바퀴 8개가 달린 굴절버스로 가격이 저렴하고, 선로 등 공사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시철도 2호선을 만드는데 2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 도시 경쟁력을 위해선 3~5호선의 빠른 추진이 필요하다"며 "신 교통수단 도입에 따른 법령 정비와 차량 운행에 따른 효율성 등을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시가 '바퀴 달린 트램'을 가성비 좋은 신 교통수단으로 주목하고 있지만, 실제 도입을 위해선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가 있다. 바로 예산 문제다. 현재 도시철도 건설 시 도시철도법과 국토부 예규인 도시철도 건설과 지원에 관한 기준에 따라 국비 60%를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지원을 받기 위해선 선로를 설치해 운행하는 열차여야 한다. 현재 제도로는 선로가 없어 버스로 분류되는 '바퀴 달린 트램'은 국비 지원을 받지 못해 모든 사업비를 시가 떠안아야 하는 것이다. 이 시장이 법령 정비를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종익 대전시 도시철도정책과장은 "도시철도 3~5호선 중 한 개 노선에 신 교통수단 도입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실제 도입을 위해선 수요가 있고, 운행이 가능한 회전 반경을 가진 노선을 찾고, 예산 확보 등을 위한 제도개선도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철도망 계획이 마련되면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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