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신포 인근 해상서 순항미사일... SLCM 발사 가능성
북한이 28일 동해로 순항미사일을 쐈다. 올 들어 7번째 도발이다. 특히 발사할 때마다 무기체계를 바꾸고 있다. 다양한 공격수단으로 우리 군의 방어망을 흔들고 남한을 포위하려는 의도가 깔렸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오전 8시경 북한 신포 인근 동해상에서 미상 순항미사일 수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추가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나흘 전에도 순항미사일 ‘불화살-3-31’을 서해로 쐈다.
특이한 건 북한의 발사 원점이다. 합참이 밝힌 함경남도 신포는 북한의 잠수함 건조시설이 있는 곳이다. 이번 미사일이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SLCM은 지난해 3월 북한이 신포 인근에서 처음 발사한 무기다. 잠수함에 실어 물밑에서 기습발사하기 때문에 어디서 공격하는지 알 수 없어 기존 순항미사일에 비해 더 위협적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이번에도 어뢰발사관을 통해 순항미사일을 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SLCM 개발 성공을 강조하기 위해 잠수함이 아닌 해상 바지선에서 발사한 기만책일 수도 있다. 바지선 발사는 과거 북한이 개발이 덜 끝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성능을 과시하기 위해 사용한 방식이다.
북한은 새해 들어 동해와 서해를 넘나들며 벌써 7차례 도발에 나섰다. 5일부터 사흘 연속 서해 완충구역에 포를 퍼부었고, 14일 고체연료 추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당시 IRBM은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한 극초음속미사일로 평가받았다.
이어 18일에는 ‘수중핵무기체계’ 해일 어뢰를 동해에서 시험발사했다. 24일에는 전략순항미사일로 칭한 불화살을 서해에서 쐈다. 순항미사일은 포물선 궤적을 그리는 탄도미사일에 비해 속도는 느리지만 저고도로 날아가 정확하게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은 순항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며 '전략'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이날 동해로 쏜 순항미사일이 SLCM으로 드러난다면 공격무기가 또 달라진 셈이다. 신 사무국장은 “북한이 은밀하게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가고 있다”며 "더욱 은밀하게 한반도와 주일미군을 공격할 무기 개발 역량을 갖췄다고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4월 총선과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추가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한미 양국의 각종 연합훈련과 ‘RC-135 정찰기’, ‘E-737 피스아이’의 작전상황을 일일이 거론하며 도발을 예고했다. 통신은 “현실은 우리로 하여금 만반의 임전태세를 갖추고 미국과 그 하수인들의 침략 책동을 가장 압도적인 힘으로 철저하게 제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다시 한번 경고하건대 만약 전쟁의 도화선에 불꽃이 이는 경우 우리의 무자비한 정벌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편, 우리 군은 '육상 적대행위 중단구역(완충구역)'에서의 훈련을 잠정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설정된 구역인데, 9·19합의를 남북이 모두 무력화하면서 언제든 훈련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군 당국은 당초 2월에 완충구역에서 포사격을 검토했지만 아직 훈련 일정을 잡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동서해로 무력시위가 한창인 해상과 달리 육상에서는 북한이 도발에 나서지 않은 만큼, 우리가 먼저 빌미를 제공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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