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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부터 발전까지"... 경북 동해안 수소산업 전주기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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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부터 발전까지"... 경북 동해안 수소산업 전주기 구축

입력
2024.01.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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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전 최다 보유 울진군
남는 전력이용 수소생산 노려
이차전지 산업 이끄는 포항시
수소연료전지 육성에도 몰두
포항제철, 수소제철소에 박차
동해안, 수소경제 중심지 변신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가 지난 26일 포항시 남구 동촌동 포항제철소에 개소해 포스코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가 지난 26일 포항시 남구 동촌동 포항제철소에 개소해 포스코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포스코 제공

경북 동해안의 두 도시 울진군과 포항시가 수소산업 중심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국내서 가장 많은 원자력발전소를 가진 울진군은 발전 후 남는 전력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원자력수소산업단지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포항시는 철강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이차전지와 수소연료전지로 바꾸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여기다 국내 철강산업의 본산인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탄소배출이 많은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해 쇳물을 얻는 수소환원제철소를 짓기 위해 기술 개발에 나섰다.

원전 도시 울진, 남는 전력으로 수소 생산

울진군은 국내 5개 시·군(경주시 기장군 울주군 영광군)에서 가동중인 원전 24기 중 가장 많은 7기를 보유한 지역이다. 빠르면 올 상반기 신한울 2호기가 가동되면 8기로 늘어난다. 또 신한울 3·4호기가 올해 착공할 예정으로, 앞으로도 국내 최다 원전 가동지역으로 자리매김한다.

울진군은 원전 수가 늘어나는 만큼 전기를 생산하면 저장이 어려운 발전소 특성상 비송전(잉여) 전력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남는 원전 전력과 원전에서 발생하는 공정열을 이용해 수소를 얻는다는 계획으로, 전기분해 방식의 수소 1㎏ 생산단가는 7,500~1만1,000원이지만 원전의 잉여전력을 이용하면 3,500원으로 크게 낮아진다.

울진군은 원전 7기가 몰려 있는 북면 바로 옆 죽변면 후정리 일대 면적 158만㎡를 수소산업단지부지로 선정했다. 이어 지난해 3월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되면서 국내 수소생산 대기업들이 입주 의향을 타진하고 있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원전 전력을 국가산단에 직접 공급할 수 있도록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 등에 집중하고 있다”며 “원자력국가산단이 저렴한 수소 생산으로 국내 수소산업의 전진기지가 되도록 군민들과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경북 울진군 죽변면 후정리 일대 면적 158만㎡로 조성되는 원자력수소국가산업단지 조감도. 울진군 제공

경북 울진군 죽변면 후정리 일대 면적 158만㎡로 조성되는 원자력수소국가산업단지 조감도. 울진군 제공


포항, 이차전지 이어 수소연료전지 메카로

울진군이 원전 잉여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한다면, 포항시는 수소를 원료로 전기를 얻는 수소연료전지 산업에 팔을 걷었다.

포항시는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 등의 이차전지 기업의 대규모 공장을 유치한 데 이어 지난해 7월 배터리 특화단지로 지정돼 철강업에 이어 배터리 산업 메카로 불린다. 여기에 정부의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집적단지) 구축사업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연료전지 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0일 포항시 남구 장기·동해면과 구룡포읍 일대 조성된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지역최초로 한국수력원자력의 19.8㎿급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준공돼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또 연료전지 기업 ㈜FCI(에프씨아이)가 연간 50㎿ 규모의 연료전지 완제품 생산공장을 추진 중이다. 2030년까지 블루밸리 산단 내 연료전지 부품 및 소재 관련 기업 30개 사를 입주시키는 등 포항 전체에 70개 사를 유치해 수소연료전지 집적단지를 완성할 계획이다. 또 수소환원제철소를 건설하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블루밸리 국가산단까지 16.7㎞의 수소배관을 구축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과거 철강업을 육성하며 다져 놓은 연구기반시설을 바탕으로 수소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추진 중”이라며 “과거 철강으로 나라를 살렸던 제철보국 정신으로 앞으로는 이차전지와 수소연료전지 산업을 육성해 전지보국으로 국가 혁신성장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 남구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에 조성되는 수소연료전지 발전클러스터(집적단지) 조감도.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 남구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에 조성되는 수소연료전지 발전클러스터(집적단지) 조감도. 포항시 제공


포항제철소, 탄소 없는 수소환원제철에 박차

포스코는 고탄소 발생 산업인 철강을 무탄소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석탄으로 쇳물을 뽑아내는 기존 용광로 대신 수소를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수소환원제철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오는 2027년까지 연간 30만 톤 규모의 시험설비를 준공하고 2030년까지 기술 실증 완료 후 대규모 상용플랜트를 운영한다. 이어 2050년까지 포항·광양 제철소의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해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포스코는 지난 26일 포항시 남구 괴동동 포항제철소에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를 열고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또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을 위한 용지 135만㎡를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부지는 올 9월까지 인허가 완료를 목표로 삼고 있다”며 “탄소 없는 꿈의 기술을 실현하려면 정부와 경북도, 포항시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울진군과 포항시의 수소산업 육성 사업과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소 건설이 완성되면 생산부터 발전까지 동해안에 수소산업 전주기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시갑 경북도 에너지산업과장은 “원자력을 활용한 그린수소 대량생산 단지 조성과 수소연료전지 산업 클러스터를 2개의 중심축으로 삼아 수소산업 전주기를 아우르는 동해안 수소경제 밸류체인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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