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 벌금 700만원 선고유예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등과 공모해 금융권 인사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심에서 벌금형 선고를 유예 받았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강요와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전 부위원장에게 벌금 7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비교적 죄가 가벼운 피고인을 대상으로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형 집행을 면제해주는 것을 뜻한다.
정 전 부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지시를 받고 하나금융그룹 측에 인사 민원을 넣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정 전 부위원장이 금융위 부위원장 지위를 이용해 김정태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에게 이상화 전 하나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법인장을 글로벌 영업2본부장으로 임명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판단했다.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 안 전 수석, 정 전 부위원장과 공모해 특혜 승진을 시키려했다고 검찰은 결론 내렸다. 이상화 전 법인장은 최씨와 딸 정유라씨가 독일에 체류할 당시 부동산 구매와 특혜 대출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그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벌금형을 택했지만, 여러 상황을 감안해 선고는 유예했다. 재판부는 "정 전 부위원장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며 "범행 기여도와 역할, 공범과의 관계, 형사처벌 전력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금융정의연대·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2017년 6월 정 전 부위원장이 하나금융그룹의 인사 업무를 방해했다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업무방해·강요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2021년 12월 이중 업무방해와 강요 혐의만 적용해 정 전 부위원장을 약식기소했다. 약식기소는 검찰이 정식 재판 대신 서면 심리만으로 벌금 등을 부과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그러나 법원은 이듬해 4월 사건을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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