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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군 키워야" "곧 전쟁" 긴장감 높이는 유럽 군 수장들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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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군 키워야" "곧 전쟁" 긴장감 높이는 유럽 군 수장들의 '입'

입력
2024.01.26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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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웨덴 독일 군 수뇌부 발언 논란
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 야욕 경계 차원
러 훈련 예고 맞물려 공포 조장 우려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모스크바에서 화상회의를 통해 카잔행 M-12 고속도로 개통식에 참석하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모스크바에서 화상회의를 통해 카잔행 M-12 고속도로 개통식에 참석하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영국은 러시아와의 전쟁에 대비해 시민들을 훈련시켜야 한다." (패트릭 샌더스 영국 육군 참모총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5~8년 사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를 공격할 수 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

유럽 각 나라 군 수장들이 최근 살벌한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우크라이나 공격 강도를 완화할 조짐을 보이지 않는 러시아의 영토 야욕이 유럽까지 넘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경고로 풀이된다. 그러나 경각심을 갖고 미리 대응하자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해도 괜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영국·독일·스웨덴 등서 줄줄이 '경고'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샌더스 참모총장의 '시민군 육성' 발언은 24일(현지시간) 영국 트위크넘에서 열린 국제 장갑차 엑스포에서 나왔다. 그는 러시아와 전쟁 시 현재 7만5,000명 수준인 영국 육군 병력으로는 이기는 게 불가능하다면서 "전쟁 시작은 정규군이 해도 승리는 시민군이 만든다는 사실을 우크라이나가 잔인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동유럽, 북유럽 일부 국가는 이미 시민 동원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고도 덧붙였다.

독일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19일 보도된 독일 타게스슈피겔 인터뷰에서 전문가를 인용해 '5~8년 사이 러시아의 나토 국가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현재 원칙적으로는 독일 시민에게만 허용되는 군 복무를 외국인에게까지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웨덴에서는 칼 오스카 볼린 민방위장관이 8일 "스웨덴은 곧 전쟁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하자 미카엘 비덴 합참의장이 "개개인이 정신적으로 전쟁을 준비할 때가 됐다"고 맞장구쳤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 카미시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15일 러시아가 비논리적이라고 강조하며 "어떤 시나리오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롭 바우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사위원장이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롭 바우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사위원장이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경고' 수위 너무 셌나... "혼란 야기" 비판도

'푸틴 대통령의 영토 욕심이 우크라이나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우크라이나가 유럽 국가들에 강조하던 주장이다. 또 군 수장이 안보 강화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방국 지원과 관심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경고성 발언이기도 하다.

그러나 나토가 러시아의 접경국 침략을 가정한 대규모 지상 훈련을 이달 24일부터 5월까지 4개월간 실시하는 등 군사·안보 긴장이 높아진 시기에 유럽 군 수뇌부의 유사한 발언이 나오면서 그 파장은 증폭됐다.

특히 사회적 공포를 필요 이상으로 자극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스웨덴에서는 민방위장관 발언 후 관련 콜센터에 전쟁 가능성을 묻는 전화가 빗발쳤고, 상점에는 연료·물 등을 미리 사두려는 사람들이 몰리기도 했다. 영국 총리실은 샌더스 참모총장의 '시민군 양성' 발언 직후 "가설적 시나리오에 대한 이야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내부 조율이 되지 않았던 발언이라는 뜻이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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